자취생의 원룸 꾸미기
자취하던 집 계약이 끝나가면서 그 다음 집은 어디로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주변사람들은 당연히 회사 근처 5분거리에 값이 싼 집을 구하라고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고른 집은 회사에서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거리에 금액도 조금 비싼 집이었다. 매일 아침 하천길을 따라 40분을 걸어서 출근하고 퇴근한다. 그런데 그 시간이 너무 좋다. 나에게 걷는 것은 언제나 좋은 일이기 때문이다.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순환시키면서 더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게 된다. 또 이 집이 좋았던 점은 큰 창과 뻥 뚫린 풍경, 서향집이라서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나를 기분 좋게 하는 것들이 일상 속에 있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고, 대충 먹던 끼니도 잘 챙겨먹게 되고, 평소 해보고 싶었던 새로운 일도 시작할 힘이 생긴다.
오로지 편리함과 주변의 말에 흔들려 선택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그런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게 울타리 역할이 되어준 게 나만의 공간이었고, 그렇게 내가 선택하고 주도하는 삶이 나를 더 단단하고 나다운 삶의 방향으로 이끌어준 것 같다. 물건들은 다 똑같지만 새로운 곳에 왔다는 것만으로 새로운 시작을 하는 기분이다. 이곳에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잔뜩 하며 내 삶을 나답게 잘 가꾸고 키워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