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 막 지났을 때였어요. 부모님이 아들 딸과 함께 저희 사무실을 찾았습니다.
너무나 순박해 보이는 엄마는 안타까운 얼굴로, 하소연 했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다니는데 시력이 0.05 밖에 안 나와서 4배율 확대경을 사용하고 있어요. 시험 볼 때마다, 시험시간 내내 이 확대경을 사용하는데요, 한글자 한글자 읽다보면 눈도 아프고, 집중할 수도 없다네요. 시험 성적도 안 나와 걱정이예요.”
눈의 피로를 줄일 수 있는 다른 손잡이형 돋보기를 찾아보려고 방문하셨다는데, 이런저런 제품을 다 보여드려도 아이 눈에는 적당한 제품이 없었습니다. 하긴 지금 사용하는 4배율 확대경은 독일제 고급 확대경이었으니, 더 좋은 제품 찾지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독서확대기가 해결방안인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조심스럽게 휴대용 독서확대기를 보여드리게 되었어요. 아이가 몇 번 사용해 보더니 눈빛이 '확' 달라졌습니다 ^^
가격이 만만치 않다보니, 조그만 사내아이는 극구 괜찮다고 손을 내저었고, 같이 온 누나도 비싼 제품을 보여주는 저를 비싼 물건 팔고 싶어하는 장사치 보듯봐서 참 민망한 상황이었습니다.
게다가 아직 초등학생이라 소형 독서 확대기가 적절해보이기도 했지만, 계속 중학교, 고등학교를 가야하는 학생이다보니, 화면이 조금 큰 휴대용 독서확대기로 재차 권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어요. 아이들 눈에는 점점 비싼 제품을 권하는 판촉사원 보는 기분이 들었겠지요.
하지만, 부모님 마음은 저와 같은 심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격 차이가 아주 크지 않은 상황에서는 조금 더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화면이 큰 제품이 더 가성비가 있다고 판단하신 거지요. 결국은 화면이 조금 더 큰 비소룩스독서확대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남자아이는 아빠를 자꾸 말리네요.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예요? 안 사주셔도 되요. ”
하지만 아빠는 웃으면서 아들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는 사셨습니다.
막상 사고 나니 아들은 아빠 허리를 꼭 껴안으면서 연신 인사하네요.
“아빠 열심히 공부할께요, 너무 고마워요.”
아들은 너무 좋은지 온갖 애교를 부리며 예쁜 짓하네요.
옆에서 지켜보던 누나는 샐쭉해졌습니다. 부모님이 주저 없이 사주시니 동생에게 질투하는 듯했어요. 팽 돌아서서, 애교부리는 동생의 손을 뿌리치기도 하네요. 아마도 부모님이 자기가 사달라는 건 안 사주고, 동생 것만 비싼 돈 주고 사주셨나 봅니다.
아들은 아직 저시력 판정을 못받은 상태고, 원인을 찾지 못한 상태랍니다.
부모님 두 분 다 인상이 참 좋으시던데, 안타까워 보였습니다.
"혹시라도 이런 저시력보조기를 사용해서 눈을 쓰다보면 시력이 유지되거나 더 나아지면 좋겠어요."
가시면서 하신 엄마 말씀처럼, 아이 시력이 좋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방문한 가족에게 독서확대기가 한 줄기 빛이 되길 기대합니다. 동생이 잘 사용하는 걸 보게 되면, 누나도 눈이 안 좋은 동생을 이해하고, 더 따뜻하게 보듬어 줄 거라고 믿습니다.
* 이 글은 아이루페에서 일하시는 분께서 직접 써주신 글입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싣기 위해 조금
고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