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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감나비 Jul 09. 2021

마음으로 듣는 말

6살 아들에게 배우는 부모

우리 부부는 한 때 자주 싸웠다.

서로의 사소한 한마디도 가시처럼 뾰족하게 받아들였다.

그날도 그랬다. 우리는 냉전 중이었다.

남편이 시가에 가기 위해 짐을 실으러 여섯 살 아들과 주차장에 내려갔다.

집으로 올라온 아들은 아빠가 "혼자 살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자식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화가 난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그럼, 그냥 우리 둘이 살까? 아빠가 원하는 대로?"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엄마, 아빠 말을 귀가 아닌 마음으로 들어 봐요. 

나는 아빠 말이 그렇게 들리지 않아요."


"마음? 엄마는 아빠가 혼자 살고 싶다는 것 같은데? 너는 어떻게 들려?"


"나는 아빠가 엄마랑 싸우고 싶지 않다는 말로 들려요."


순간 부끄러웠다. 코끝이 시큰해지며 눈물까지 났다.

아빠의 진심을 알아채고 나에게 전해 준 아들에 대한 고마움과,

부모를 화해시키려는 아들의 불안감이 떠올라서,

나는 아들을 껴안고 사과했다.


"미안해, 엄마도 너처럼 마음으로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할게"


다시 한 번 아들에게 말하고 싶다.

"너의 말이 엄마를 감동시키고,

아빠를 이해할 기회를 주었단다.

용기를 주어서 고마워."



좋은생각사람들(www.positive.co.kr)

제16회 생활문예대선 입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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