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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웅섭 Jun 01. 2024

의자 다리를 잘랐다

의자 다리를 잘랐다

6cm를 떼어내니 오호라, 발꿈치가 바닥에 닿는다

그동안 의자에 앉아 발을 들고 있었다는 거다

오로지 엉덩이로만 체중을 받아내면서


키에 맞는 의자 높이가 있다는 걸

자칭 야매목수가 처음 알았다

의자 40cm, 테이블 70cm는 불변의 진리가 아니라는 걸,

공장식 가구시스템이 정한 표준 사이즈라는 걸


95

30

245

58


표준 사이즈에 맞추어

다리를 자르고 머리를 조이고 발을 늘리며

그게 당연한 세상의 질서라고 굳게 믿었더니

이제야 제 키를 찾은 의자가 깔깔대며 웃는다


바보

바보

바보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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