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경창 Jan 05. 2024

아버지의 사업은 왜 망할 수 밖에 없었을까.

 아버지는 어릴 적 문방구와 치킨집을 운영하셨다. 잘될 거라는 희망을 안고 시작한 사업이었지만, 두 사업 모두 망했다. 아버지는 더 이상 새로운 사업을 도전하기보다는, 때 되면 돈이 들어오는 직장인의 길을 택했다.


 시간이 흘러 나도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아버지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나는 아버지의 시간을 거꾸로 보냈다. 나는 직장인의 길을 먼저 선택해 걷고 있다. 복합적인 이유가 있지만, 직장을 먼저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는 일에 대해, 열정을 태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지만, 적어도 돈이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무엇인지 탐구하는 데 있어,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생각에 때 되면 돈이 들어오는 직장인의 길을 먼저 택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직장을 선택한 나는, 4년째 월 200만 원의 직장을 다니고 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적어도 주변 또래와 비교했을 때,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도하고 또 도전함에 있어, 조금 더 쉽게 지갑을 꺼낼 수 있었다.


 나의 시간과 노동을 입력하고, 출력되어 나온 돈을 통해, 교과서가 아닌 세상을 공부하며, 이제는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방향을 잡을 수 있었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은, 평범한 직장인이 아닌 사업가의 길로 나를 이끌었다. 


 이 사실에 대해 아버지에게 이야기했을 때, 아버지는 극구 반대하셨다. 아버지는 나의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어주고 싶으셨다. 자신이 실패한 길을, 내가 다시 걸어 나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고 싶어 하셨다. 이기적 이게도 유전자는 부정할 수 없는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찾은 후부터, 나의 유전적 본능은 나를 자꾸만 그 길로 안내했다.


 아버지가 실패한 사업이라는 길을, 그 실패의 역사를 다시 써보려 한다. 물론 아버지가 걸어온 실패의 길을, 역사의 어느 한순간처럼 교과서 삼아, 수정해 나가며 말이다. 이곳에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브런치가 아닌 다른 모든 곳에서 아버지는 내 글을 읽으며, 자신이 아닌 척 답글을 달고 있다.


 이곳에서 만큼은 그 누구의 간섭이나, 눈치 없이 나의 글을 온전하게 쓰고 싶다. 현재로서 4년간의 직장생활을 더 하고 난 후, 사업을 시작하려 한다. 지금부터 써나가는 귿들은 4년 뒤 나의 사업을 시작하게 되는 순간, 한 권의 책으로 세상에 꺼내보려 한다.


 남은 4년간의 과정 동안 아버지의 사업이 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분석하고, 내 사업이 조금이나마 실패를 줄일 수 있도록, 그 과정들을 기록으로 남겨보려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