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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어문 Jun 18. 2023

시간이 말을 걸어올 때

1년 전 오늘,

당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네이버 박스에서 알림이 옵니다.

아무 생각 없었는데

전혀 궁금하지 않았는데

클릭할 수밖에 없어요.

갑자기 궁금하거든요.


일 년 전 오늘 올렸던

영상과 사진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해 줍니다.


어떤 날은

재밌는 사진을,

어떤 날은 특별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해요.


오늘은 콘서트 커튼콜 영상이 왔네요.

그래, 이랬었지.

이벤트송도 불러주고

서로 뭉클해서 눈물도 글썽거렸지.


지나간 시간이 문득 그리울 때

앨범을 꺼내봅니다.

촌스럽다고 쳐다보지도 않던 사진인데

지금 보면 애틋하고 소중해요.


반대로, 오늘처럼 알림이 올 때면

꼭 그 시간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 같습니다.

마음이 이상해요.


'너 잘 살고 있는 거지?

일 년 전의 너는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

그러니 지금의 너도

행복하게 잘 지내줘."

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

괜히 혼자 뭉클해집니다.


드라마처럼 전생까지는 아니라도

과거의 내가

지금의 나를 응원해 주는 느낌,

괜찮은 기분이 듭니다.

힘이 나는 거 같아요.


작년 크리스마스에 썼던 엽서는

올해 크리스마스에 도착한다고 해요.

엽서를 쓸 때 마음이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반대로

지금의 내가, 그날의 나를

안아주고 싶어요.

'거봐, 괜찮아질 거라고 했지?'

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이

수증기가 되고

비가  되고, 바다가 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마음이

되고, 사진에 담겨서

기억되는 게 좋습니다.

그 힘으로

별 볼 일 없는 오늘도

잘 살아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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