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예술품의 가격 , 가지고 싶지만 너무 먼 그대
아트 테크라는 말이 일상적으로 들리고 해외 토픽란에는 유명 작가의 - 이를테면 고흐의 - 작품-이 역대 최고가를 갱신했다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갤러리와 미술관에서는 일반인 대상 예술품 컬렉터 교육을 진행하고 세계 경제의 불황과는 달리 미술 시장은 역대급 호황이라는 기사도 접할 수 있습니다.
<월급쟁이 컬렉터 되다>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일본인 샐러리맨 미야쓰 다이스케는 세계 미술 시장의 저명인사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사람이 미술작품을 구매하는 데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존재합니다.
일반 공산품을 살 때의 정찰가, 동일 제품에 대한 가격비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고 원가산출이라는 것도 매우 모호하며 시장 자체가 폐쇄적이고 다소 특권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예술"이란 개념에 대한 정의가 이미 분분한 만큼 예술의 한 장르인 미술, 거기다 재화로서의 가치를 매긴다는라는 행위까지 나아가는 데는 좀 더 복잡한 과정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미술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그래서 모여서 공부를 하고 조언을 듣는 정교하고 지난한 구매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투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또 다른 관점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투자가 아닌 작품에 대한 호감과 취미의 소비행위를 하기 위해서도 선행학습과 스스로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이 글은 스스로의 취미생활 - 투자자가 아니므로 - 을 위해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자기 합리화'의 일환입니다.
그림은 비쌀 수밖에 없다는 명제를 참으로 정의하기 위한 이유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예술과 돈의 결합은 유구한 역사를 가졌습니다. 예술은 언제나 돈을 매개로 거래되어 왔습니다.
로마 제국 시대에도 경매가 존재했습니다. 중세시대 용병대장들은 아름다운 예술 전리품으로 전쟁 비용을 충당했고 왕과 귀족들은 어느 가문이 어떤 예술품을 소유하고 있는지 염탐하고 재정 상태를 서로 지켜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술 작품의 주인은 자주 바뀌었습니다.
왕족과 귀족이 실제로는 미술 컬렉팅의 주요 큰 손이었고 유럽에서 미국으로 미술시장 중심지가 바뀐 데에는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힘이 큽니다. 그들은 미술 시장의 큰 손이 되었고 미술 시장에 본격적으로 개입합니다. 수집광들은 역사 이래 유구해서 미술품을 수집하다 파산한 귀족도 여럿입니다.
크리스티 경매 회사는 1766년에 설립되었습니다.
2. 예술은 Priceless (값을 매길 수 없는), 시장의 수요와 공급 법칙으로 가격이 결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돈을 매개로 거래되지만 미술가, 화랑 운영자, 비평가, 미술관, 수집가가 만들어내는 그림 가격에 대한 비밀 유지는 미술시장의 불문율이고 화가의 작품 활동은 밥벌이가 아닌 숙명, 화랑 운영자는 사업가가 아닌 스폰서, 수집가는 구매자 혹은 투자자가 아닌 애호가의 가면을 씁니다.
작품은 상업성을 거부함으로써 특별한 지위를 주장하고 작품 속 본질에서 가치를 매기기에 종교, 정치, 경제 가치에서 출발하지 않고 작가의 창조력으로 가치가 매겨집니다.
개인이 지닌 세계관과 창조력이 표현으로 이어지고 인간의 창조성 아래 그림은 탄생합니다.
시장은 물건들의 교환에 의해 가치를 가지게 되는데 작품은 구매자가 지불할 용의가 있을 때로 가격이 형성됩니다. 경매 신기록과 화가의 빈곤이 공존하는 모순된 시장 경제 법칙이 예술시장에서는 존재하며 "가격이 설정되지 않는 점"자체가 그림을 비싸게 만듭니다.
3. 부자들의 상징물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술 작품은 고정 자산에 해당하고 경기에 상관없이 부를 유지하는 계층들에게 고급품 소비와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들로 그래서 오히려 지속적인 가격 상승을 일으켜 왔습니다.
그림은 권력자들의 특권이자 그들끼리 벌이는 지위를 얻는 경쟁의 도구로 작용해 오기도 하였습니다.
그림의 소유는 경제적 힘을 과시하는 고상한 형식으로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4. 이미 투자 상품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특권층만 미술품을 사들이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날은 은행, 경매회사, 미술잡지, 화상과 화랑에 의해서 투자 상품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술 투자는 금융 상품과 유사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한 자본 운영은 고전, 손실 위험이 높은 투자는 명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대 미술, 투기성 짙은 투자는 젊고 무명인 작가들에게 매칭 할 수 있습니다.
런던에서는 순수예술 펀드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으며 스위스, 중국 등 전 세계적으로 예술펀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자본력이 다소 떨어지는 우리나라의 2030 세대는 미술품 공동구매를 이미 하고 있습니다.
5. 근본적인 이유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존재' 하는 단일성 때문입니다.
미술품을 산다는 것은 보통은 "원본"을 산다는 것이고 원본이라는 이유로 인해 값은 비싸게 매겨집니다.
유일성, 되풀이될 수 없다는 점이 미술품의 특성이자 속성입니다. 모사본, 복사본은 그래서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창조성, 유일무이함이 바로 원본에 시장가치를 부여하는 이유입니다.
이는 화가가 긴 역사 속에서 기능공 혹은 수공업자에서 "예술가"로 지위가 상승하는 여정과 궤를 같이합니다.
다섯 번째 이유가 가장 핵심적인 이유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평단의 평가, 이론가들, 화상들에 의한 가치 평가가 이루어지기에 단일하되 "독창적 화풍"을 가져야지만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고 그에 따른 가격의 편차가 매우 심하며, 생활 소비재가 아닌 만큼 '나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작품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습니다.
나의 안목을 만족시키는 작품이지만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가격일 수도 있고 감당 가능한 가격일 수도 있습니다.
그림 값이 나가는 이유를 스스로 납득시키는 것은 구매를 위한 첫걸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