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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Aug 10. 2022

로마 연극

 로마 연극(기원전 240년 ~ 기원후 550년)은 고대 그리스의 신희극을 각색한 희극 중심으로 발달하였으며, 코러스를 없애고 음악을 사용했다. 주로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관한 희극으로 구분되고, 중하류 계급의 인물이 등장하여 그에 맞는 의상을 착용했다. 유형적 인물을 등장시켰고 의상을 표준화(색상과 형태에 따라 지칭하는 계급이 있음)하였다. 주제적으로는 사회적 문제보다는 부유한 중산층의 일상적인 가정문제를 다루었다. 로마 연극은 그리스 문화와의 밀접한 접촉으로 지대한 영향을 받았다.

 당시에는 주류 연극 이외에도 술책과 속임수, 광대 짓, 음악과 춤 등을 그로테스크한 가면을 쓴 네 명의 인물이 보여주는 즉흥 코미디 아텔란 소극(파블라아텔라나)가 있었고, 경주마차나 검투사 시합 등 다양한 대중 연희를 다룬 에트루리안들의 연희 등도 유행했다. 비슷한 오락물로는 원형경기장(콜로세움)과 서커스 등이 특수한 건물에서 공연되었다.


로마 연극의 대표적인 작가


1. 플라우투스(기원전 250년)

 음모의 희극작가로 알려진 극작가인 동시에, 단일한 구성 속 복잡한 사건과 하층민으로 구성된 상황의 희극적 소극 작품을 썼다. 특징으로는 느슨하게 연결된 일화들, 육체적인 개그와 말장난, 행동과 모습 모두 익살스러운 인물들, 극적 환영을 깨고 관객에게 직접 하는 대사, 대사의 상당 부분을 노래로 처리한 것이 있다. 대표작으로는 <허풍쟁이 무인>, <메내크미> 등이 있다.


2. 테렌티우스(기원전 200)

 성격의 미묘한 표현과 우아한 언어를 강조하여 플라우투스보다 더 세련된 희극을 창작하였다. 특징으로는 그리스 신희극을 고도로 복잡하고 극적인 단일한 사건으로 결합, 극 행위의 일부가 아닌 독립적인 프롤로그, 삽화적 특성을 벗어나 인과관계를 중시, 관습적이고 인간적이기에 공감을 사는 인물들, 신체보다는 언어 중심의 유머 등이 있다. 대표작으로는 <안드리아>, <자책자>, <포르미오> 등이 있다. 테렌티우스의 작품들은 중세와 르네상스에 영향을 많이 주었다.


3. 세네카(기원전 4)

 로마 시대의 대표적인 비극작가로, 그의 작품은 그리스 비극에 토대를 두고 있다. <트로이의 여인들>, <메디아> 등 그의 대표적인 비극 9편 중 5편의 비극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각색한 것이다. 세네카의 연극은 이후 르네상스 극작가(대표적으로 윌리엄 셰익스피어 등)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구체적으로는 5막 구조, 폭력적 장면, 복수의 감정, 도덕적 교훈, 초자연적 세계와의 관계 등이다.

<세네카 비극의 특징>
① 5막 구조 : 5개의 에피소드 사이에 코러스(연기에는 참여하지 않음)에 의한 막간극은 5막 구조의 효시적 의미가 있다.
② 폭력성 노출 : 폭력적인 장면이 무대 밖에 이루어졌던 그리스 연극과 달리, 세네카의 연극은 무대 위에서 버젓이 연출되었다.
③ 과도한 감정 : 고대 그리스의 비극적 결함을 대신, 과도한 감정에 사로잡혀 끔찍한 결말에 이르는 인물이 등장한다. 인물들은 멜로드라마와 같이 단 한 가지 모티브(복수 등)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④ 도덕적인 격언 : 등장인물을 통해 인간의 행동에 대한 도덕적인 격언(센텐시아)을 한다.
⑤ 비사실적 요소 : 유령이나 마녀와 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등장했고, 독백과 방백을 사용하였다.


로마 연극의 극장과 관행


1. 극장

 언덕이 아닌 평지에 경기장식 객석 구조 건설하였으며 무대 양 끝은 막혀있고 무대는 돌출된 하나의 통합된 건물이었다. 코러스를 없애고 반원형의 오케스트라에 최초로 막(프론트 커튼)을 사용하였다.

카베아(Cavea) : 그리스의 테아트론에 해당되는 객석으로, 그리스의 것보다 크게 지어졌다. 건축 공학의 발달로 차일이 설치되었고, 객석 밑에는 에어컨의 역할을 하는 장치도 설치하였다.

오케스트라(Orchestra) : 반원형으로 대부분 고위 관리들을 위한 특석 등으로 사용되었다. 배우의 연기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무대 배경 건물 앞에 품피툼(pulpitum)이라는 단상 무대를 설치했다.

스케나(Scaena) : 그리스의 스케네에 해당되는 무대 배경 건물을 말하며 로마 극장만의 특징적인 건물이다. 2층, 3층 높이로 지어져 창고나 탈의실의 용도로 쓰였다. 풀피툼 양 옆에는 날개가 있어 스케나와 카베아를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을 했다.

아프리카의 로마 극장(좌)과 로마 콜로세움(우)


2. 무대 장치

스케나 프론스(Scaena Frons) : 스케나의 정면을 말하며 공연의 기본 배경 장치로 쓰였다.

페리악토이(Periaktoi) : 그리스에 이어 페리악토이를 사용하였다.

아울레움(Auleum) : 무대 앞 커튼으로 무대 전체를 가릴 수 있는 규모는 아니었으나, 배우를 관객으로부터 가려 주는 등 오늘날 극장의 커튼과 비슷한 용도로 쓰였다.

시파리움(Siparium) : 채색된 막으로 스케나 프론스의 무대 배경을 약간 바꾸는 역할을 하였다.


3. 마임(mime)

 로마의 유사 연극인 마임은, 가면을 쓰지 않아 표정이 드러나며 그 형식(웃긴, 진지한, 단순, 화려)이 무엇이든 동시대의 삶을 다루었다. 마임 중 팬터마임은 무언의 공연자(입이 막힌 가면 착용)가 희극적이거나 진지한 공연을 하는 독무대였다. 마임은 최초로 여성 공연자를 포함한 연극적 오락물로, 테오도라라는 인물은 황제와 결혼한 여배우였다. 그녀는 여성 마임배우들이 입는 것이나 행동에 유행을 주도했다. 일부 마임은 공연에 성과 폭력을 끌어들이고 기독교를 조롱하는 내용을 가지기도 했다.


4. 기타

서재극(closet drama) : 현존하는 대부분의 서재극은 세네카(기원후 0~)에 의해 집필됐다. 이것은 무대화를 의도하지 않은 문학작품으로서의 희곡이다. 특징으로는 연극을 5개 부분으로 나누기 위해 합창곡을 부름, 몰락을 가져오는 단 하나의 지배적 욕망에 사로잡힌 주인공, 절친한 친구와 사신(유령) 등의 주변 인물, 길게 늘어진 묘사적이고 웅변적인 글과 인간의 조건에 대한 간결한 진술(센텐시아), 유형적인 인물을 강조, 폭력과 피가 난무하는 장면들이 있다.

시론 : 호라티우스(기원전 50)의 저서로, 좋은 희곡을 쓰는 방법을 서술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① 비극과 희극의 엄격한 구분, 행위의 일치를 위해서 시간과 장소를 일치, 감성에 호소하고 즐거움을 줄 뿐 아니라 교화해야 함, 사건은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어야 함, 인물의 계층에 부합되는 모양을 강조하는 데코럼, 코러스는 극 행위를 진전시키며 선하고 현명한 조언자의 역할 등이 있다.

건축서 : 현존하는 이 책은 비트루비우스(기원전 75)가 집필한 것으로, 연극을 위한 극장을 짓고 거기에 어울리는 무대 배경 장치를 만드는 방법이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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