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롱이 Sep 05. 2023

잼민이들과 역지사지해보기

온라인에서 소외된 청소년들의 이야기

내가 어린 시절에는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고 수많은 온라인 세상이 열리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기회가 많아졌다. 싸이월드, 네이트온과 같은 SNS를 쓴 1세대이기도 하고, 메이플스토리나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같은 게임의 등장과 함께했다. 이 당시 온라인 속 대부분의 유저는 어린 세대였다. 물론, 초등학생이라고 하면 은연중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잼민이'로 고통받는 정도는 아니었다.



우리가 '잼민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으나, 실제로 그 대상이 초등학생인지 아닌지 중요하지는 않다. 그저 행동이 무례하고 개념 없고 비논리적인 경우 잼민이로 비하된다. 오프라인이었다면 이러한 언사는 학교폭력이나 심한 차별로 여겨져 주변의 지탄을 받았을 것이나, 온라인이라는 곳은 희한하게도 특정 집단에 대한 광범위한 차별이 인정되는 곳이기도 하다.



기성세대는 자신이 어린이 청소년일 때의 상황과 지금 어린이 청소년이 경험하는 환경은 여러모로 다르다는 것부터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29쪽)


어린이 청소년과 미디어를 놓고 가지는 어른들의 생각은 크게 두 가지인 것 같다. 먼저 "내가 어릴 적에는 텔레비전을 하루 종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밤새 하기도 했어. 하지만 우리가 보통의 어른으로 자란 것처럼, 그들도 알아서 잘 자랄 거야." 이는 상황을 매우 낙관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내가 잘 자랐기 때문에 그들도 잘 자랄 것이라는 생각은 사실 일정 부분 무책임한 말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자라나는 세대는 책을 읽지 않고 영상으로 지식을 접해. 논리력이 부족하고 문해력이 떨어질 수 있지.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지 못할 수도 있어. 걱정이야." 이는 상황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이다. 문학과 영상은 서로가 요구하는 문해력이 전혀 다르다. 일반화하여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치부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말일 수 있다.


출처 : https://m.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11182059005#c2b


양극단에 있는 두 생각을 모두 경계할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는 무책임한 태도로 '잼민이'와 같은 혐오와 차별 발언이 난무하는 온라인 세상을 만들기도 했다. 또한 '문해력이 부족한 텅 빈 세대'와 같이 집단적으로 계몽해야 할 대상으로 만들기도 했다. 과연 정답은 어디에 있을까?


어른들이 보기에는 스마트폰의 까만 화면에 빠져 있는 것 같겠지만, 우리는 까만 화면 속 밝은 세상을 경험하고 있어요. (121쪽)


2021년 디지털 시민성을 주제로 한 포럼에서 한 학생이 발표한 말이다. 사실 어린이 청소년과 미디어를 두고 어른들이 이런저런 평가를 내리지만, 최소한 정말 필요한 정답은 그들에게 있는 것이 확실하다. 아이들에게 온라인 세상은 오프라인 보다 더 큰 영향력이 있다. 온라인은 본인의 정체성을 선택하는 곳이자 오프라인 세계와 연동되는 평판을 유지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24시간 연결되어 내가 없을 때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온라인은 한계가 없는 불안의 대상이자 신비의 세계이기도 하다.


아이들이 처음 사회로 나갈 때 어른들이 꼭 하는 말이 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 차 조심하고. 길을 건널 땐 신호등을 보고 꼭 초록불에 건너야 해." 그렇다면 아이들이 온라인 세상을 처음 경험하게 될 때 어른들은 어떤 말을 해야 할까? (8쪽)


출처 : https://en.seoul.co.kr/news/newsView.php?id=20210326010003


*위 본문은 온라인의 우리 아이들(김아미 저)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미디어 제작자의 게이트키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