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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게임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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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Oct 31. 2023

즐거움의 본질은 패턴에 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소리가 있다. 음악은 감미롭고, 경적음에는 깜짝 놀라고, 친구의 부름에는 반응을 한다. 이는 우리가 어떤 소리가 가진 패턴을 이미 익혔기 때문이다. 나는 재즈를 좋아하지만, 록은 싫어한다. 때로 록을 듣고 있으면 머리가 아플 지경인데, 이렇듯 누군가에는 음악인 게 누군가에게는 소음이 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노이즈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패턴이기도 하다.


사람은 누구나 잘 알고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가진다. 신체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언어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대화를 즐긴다. 누구는 수학을 잘하고 더러는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있다. 사람은 자신에게 노이즈로 보이는 패턴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 새로운 연인을 만나게 되면 그가 좋아하는 취미나 새로운 분야를 함께 알아가고자 하는 흥미가 생긴다. 하지만 이내 나와는 맞지 않는다며 취미를 공유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인지, 연애와 결혼에서는 취미와 가치관이 맞는 게 중요한 듯싶다.


우리는 새로운 무언가를 배울 때 흥미를 느껴 몰입하거나, 금세 지루해져 하품을 하기도 한다. 실생활에서 유용하며, 배우기에 적절한 난이도를 가지고 있고, 교수자의 능력이 뛰어날 때 흥미를 느낀다. 반면, 지루함은 도통 무슨 말인지 몰라 정보가 노이즈로 느껴지거나, 너무 쉬워서 패턴을 이미 꿰고 있을 때 발생한다. 이 말인즉슨 처음에는 흥미 있는 것일지라도 행위가 반복되면서 패턴을 모두 익히고 나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다. 만약 누군가 도로 옆에 있는 집으로 이사온다면 처음 며칠간은 자동차 소리로 스트레스를 받겠지만, 오랜 시간 같은 공간에 있다 보면 자동차 소리에 무감각해져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과 같다.


게임의 다른 말은 학습이기도 하다. 아무리 생산적이지 않은 게임을 한다고 한들, 어떻게 하여야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낼지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게임은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실생활의 지혜를 담고 있고, 자기를 돌아보고 실행에 옮기는 방법, 타인과 상호작용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능력과 같은 것들 말이다. 예컨대 어린 시절 친구들과 엄마아빠 역할극을 하거나 모래사장 위에 수많은 놀 것들을 만들어 낸 것은 일종의 사회화 과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즐거움을 주는 모든 활동에는 나름의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킬 만한 적절한 난이도의 문제가 있고, 연습의 과정을 거치면서 패턴을 학습하면 문제를 해결하고 보상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킬을 얻게 되면 더욱 높은 난도의 문제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모든 종류의 매체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다. 어린 시절 세발자전거를 타다가 패턴을 익힌 뒤 두 발 자전거를 타게 되면 즐거움을 느낀다. 좀 더 나이를 먹어서는 학업을 거쳐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을 얻고,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이러한 패턴을 가지고 놀면서 인간은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간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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