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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승리 Oct 11. 2021

처음에 육군 장교로 일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국립대학교에 입학했다.

가정형편 때문에 동시에 합격한 사립대에 다니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려웠다.

그리고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경제생활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군복무 문제를 해결하고 경제생활을 일찍 시작하기 위하여 ROTC에 지원하여 합격했다.

나의 전공은 회계학이다. 회계학은 경영학의 한 분야이고 회사의 재무제표를 작성하거나 재무적인 분석을 수행하는 분야이다.

고등학교 때 수능시험을 보고 대학교에서 본고사를 보았는데 막연하게 생각하고 정한 전공이 회계학이였다.

왠지 모르게 공인회계사가 되고 싶었다. 공인이 된다는 것에 끌리게 되었고 회계학과에 지원하게 되었고 장학생으로 합격하게 되었다. 그래도 그나마 좋은 성적으로 입학한 것이다.

ROTC에 지원하게 되면 입학성적이 매우 중요한 합격과 불합격 요소가 되고 이후에 체력시험 점수와 합하여 순위를 매기게 되고 ROTC에 합격하느냐 불합격하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학교 캠퍼스를 학군단복을 입고 돌아다니다가 선배를 보면 곧바로 "충성"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를 해야 한다. 만약에 선배를 못알아 보거나 거수경례를 안하면 학교 캠퍼스의 빈장소로 끌려가 체력훈련을 받게 된다.

나는 빈강의실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괜히 돌아다니다가 기합을 받기는 싫었다. 때로는 RCTC 후보생에 지원한 것이 옳바른 선택이였는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길을 끝까지 이어갔다. 하나의 관문을 통과해 간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특별히 내세울 것은 없었다. 그저 평범하고 보통집안의 장남 그리고 공부 한번 해보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한 사람, 체계적인 것 보다는 자유스러운 것을 더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였다.

어떻게 보면 RCTC 후보생은 나에게 있어서 적성이 맞지를 않았다.

대학생활의 절반은 학생으로 있고 나머지 절반은 군인으로 있게 되는 선택이였다.

여름방학, 겨울방학에는 군사훈련을 떠났다. 기초군사훈련을 비롯하여 사격, 행군, 유격, 화생방, 각개전투 등 모든 군사훈련을 받았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구보(달리기)를 하고 아침식사를 하고 오전일과에 이어서 오후일과를 마치면 저녁수업이 이어졌다. 이러한 모든 군사훈련은 ROTC 후보생으로서 등수로 나타났다.

나는 군번이 빠른 편은 아니다. 많이 늦은 편이다. 이것이 군사훈련의 등수에 해당하는 것이다.

ROTC 후보생이 적성에 안맞다는 것이 나타난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단지,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경제생활을 일찍 시작하기 위하여 ROTC 후보생에 지원한 것이였다.

예상대로 대학교는 24살에 졸업하게 되었고 육군장교로서 월급을 받으며 경제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24살 3월에 육군장교 소위로 임관하고 첫월급을 받게 되었다. 처음으로 내 힘으로 돈을 벌어 본 것이다.

뭐랄까? 감회가 무척 새로웠다.

육군장교로 군복무를 하면서 오전일과, 오후일과로 구분하여 군사훈련을 지휘했으며 체육활동 시간에는 주로 축구를 많이 하였다. 군대에서 축구는 전투축구라고 불리운다.

군생활이 적성에 맞는 편은 아니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많이 해서 축구는 잘하는 편이였다.

그래서 군생활을 하면서 축구로 인정을 받게 되고 좋은 평판을 얻게 되었다.

뭐든지 잘하는 것이 한가지 있으면 유용하게 쓰일 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결국, 군생활을 하면서 표창장까지 받게 되고 내가 생각하는 군생활의 적성과 나의 군생활 평판은 다른 결과로 나타났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나는 군대에서 우수한 장교였고 장기복무 신청을 하라고 요청을 받기도 하였다.

사실 군생활이 적성에 안맞는데도 군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이였다.

마음속으로 전역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넓은 세상에서 살고 싶었다. 자유롭고 넓은 세상!

그리고 전역하는 날은 찾아왔고 2년 4개월의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하게 된다.


-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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