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의 세계』에서
바다의 표면이 고요하다고 해서 깊은 곳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힐데는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어쨌든 겉에서 움직이는 것은 생각이 아니다.
- 요슈타인 가아더, 『소피의 세계』, 현암사, 2006, P451.
블랙 스완
객석에 앉아 내가 보고 있는 건
어쩌면 내 발끝
얘야, 무릎을 구부려라
누가 두 번째 백조인지 질문하지 마렴
감촉과 촉감처럼 어감의 차이를 알려 하지 말고
최후의 나머지로만 남을까 봐 전전긍긍하지 마라
생생한
마주르카 춤곡과
네거리에서 멈추지 않던 질주와
서늘했던 아스팔트의 고집이
내 발목을 친친 휘감는데
엄습하는 환상통, 마치 발가락이 있는 것처럼
무희들이 만들어내는
팽팽한 탄성
고요한 도약
나는 여전히 꿈속에서 발레화를 벗지 모솨는데
내가 산 꽃다발을 내가 안고
내 발끝을 세워본다
무대 위 너처럼
- 김네잎,「블랙 스완」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