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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혈청년 훈 Apr 11. 2024

22대총선결과분석-대통령,여당,야당의 관점에서

22대총선이 끝났습니다.

이 글을 쓰는 24.4.11. 새벽 5시 33분 시점에서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곳도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범야권은 180석을 넘는 190석 내외를 가져가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110석 전후를 가져갈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저 나름대로 정부, 여당, 야당의 입장에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윤석열 정부 - 어떻게 생각해도 좋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


윤석열 정부 입장에서 이번 선거는 지금 당장 탄핵될 위험을 피했을 뿐, 레임덕 내지는 데드덕이 오는 것은 막지 못한 최악에 가까운 결과입니다.

선거결과가 말해주듯 윤석열 정부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투박한 일방통행을 일삼는 정부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큰 탈(?)이 없었던 것은 윤석열 정부가 잘해서가 아닙니다.

대통령제 국가에서 일단은 대통령에게 일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암묵적인 공감,

언론의 전폭적인 지원(견해가 다른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정기관의 적극 활용,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일단은 선거때까지 두고본다.'는 심리가 컸다고 생각합니다.


국회 의석 과반달성은 커녕 범야권이 180석을 넘기는 것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의회권력은 여전히 확고히 야권에 주어져 있습니다.


국회 내에 대통령실 출신의 대통령 측근들을 당선시키는 것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반면,

대통령과 척을 진 당내 중진들이 대거 살아남았습니다.

나경원 의원, 김기현 전대표, 안철수 의원, 윤상현 의원 무엇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당선이 뼈아플 것입니다.


당선 다음날부터 레임덕이 시작되는 대한민국 대통령제의 특성에다 총선 대패로 민심이 확인된 이상 더 이상 당은 전처럼 대통령을 따르지 않을 것입니다.

중진들 입장에서는 그간의 개인적인 감정에 더해서 본인이 대권주자로 각인되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과 각을 세워야 하는 입장입니다.


관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총선 직전에 관료들의 이상한 움직임(?)이 여기저기서 느껴졌는데 앞으로는 더욱 그럴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유통기한이 명확해진 상황에서 야심있는 관료라면 미래권력에 줄을 대거나 야당과 관계를 가지려고 할 것이고, 정치나 출세에 관심 없는 관료라 할지라도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니 누구도 트집잡기 어려운 당연한 기본적인 업무 외에 윤석열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는 일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추진할 유인이 없습니다.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믿을 것은 검찰이 될텐데....

이번 조국혁신당의 돌풍에서 보여지듯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은 상당부분 올라와 있습니다.

특히 정치에 관심을 가진 2030 사이에서도 검찰, 검찰출신 정치인에 대한 비토정서는 결코 낮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검찰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 그리고 검찰 내에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사람이 있을 것이므로 이제는 검찰에서 대통령과 정부가 싫어하는 수사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가능성마저 있습니다.

검찰 입장에서는 검찰총장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은 어차피 지나가는 사람이지만 본인들 조직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검찰 출신 정치인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정치적 자산은 "공정함"이었는데 이것이 완전히 박살나버리게 되면 앞으로 검찰 출신 정치인은 심하게 말하면 맥이 끊어질 수 있는 위기입니다.


물론 윤석열 대통령이 180도 사람이 바뀌면 모든 문제가 해결됩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를 먹으면 바뀌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은 낮은 자세는 커녕, 대등한 지위에서 밀고 당기기를 해본 적조차 없는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냥 본인보다 높으면 높은대로 낮으면 낮은대로 명확한 상하관계 하에서 평생을 보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범야권이 200석을 차지하지 못했으므로 탄핵안, 개헌안이 발의될 가능성은 낮고 설령 발의가 되더라도 통과될 확률은 낮습니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그러나 거부권은 다릅니다.

앞서 언급한 이유들로 인해서 사안별로 거부권은 다르게 결론이 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민심이 확인된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은 여당 일부의 반란표가 나오며 통과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은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신 한동훈 특검을 내어줄수도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설령 반대를 하더라도 여당의 차기 대권을 생각하는 중진과 일부 의원이 찬성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2. 국민의힘 - 23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정말 경상도 자민련이 될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 확인된 사실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정당, 전국정당으로서의 입지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경상도에서 확실한 결집을 통해 100석이 붕괴되는 것까지는 막아냈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151석을 얻고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중도층을 잡고 수도권을 잡고 2030을 잡아야 합니다.


야당편에서도 쓰겠지만 이번에는 야당에 대한 여전한 거부감,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 등이 있어 그래도 현재의 성과(?)를 거뒀지만...

만약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아닌 다른 대선후보가 나오면 어떻게 할 것입니까?

그리고 선거 막판 보여준 모습 - 대표적 진보사이트인 클리앙에서조차 페미정치인, 페미정책에 대한 비판의견이 나오는 것 등 -을 보면 자칫하면 한 방에 훅 갈수도 있습니다.


만약 여당에서 대통령과 적당히 각을 세우면서 여당 내의 야당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큰 착각이 될 것입니다.

그 포지션은 개혁신당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당 출신의 언더독 서사가 쌓이고 있는 개혁신당이 합당하지 않고 버틴다면, 이명박 정부 때의 친박 의원들이 수행했던 그런 포지셔닝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아직도 기회는 있습니다.

이번 민심은 여당과 야당 누구도 확고하게 밀어주겠다는 의사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약 국민의 가려운 곳을 먼저 긁어주는 정당이 나온다면, 그 정당은 일본의 자민당처럼 50년 장기집권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3. 야당 - 왜 한 끗이 모자랐는지를 고찰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도 없다.


야당은 이겼지만 이긴 게 아닌 기분일 것입니다.

출구조사 때 환호가 멋쩍어서가 아닙니다.

결국 아무것도 바뀐 것이 없을 가능성이 제법 커서 그렇습니다.


200석을 차지하지 못한 이상, 윤석열 대통령과 용산은 계속 거부권을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 쓴 것처럼 여당과 협력하여 사안에 따라서는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외에 행정권이 여전히 대통령에게 남아있고 사면권도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야당, 민주당이 되돌아봐야 할 것은 2030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장면이 저는 유시민 작가님의 이준석 3등 발언입니다.

단순히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당선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을 지적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 말은 이준석이라는 정치인이 왜 펨코를 비롯한 2030 남성들에게 소구력을 가지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발언입니다.

그리고 그 소구력을 이해하지 못했다는 말은 2030이 지금 느끼는 문제의식과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에도 제대로 된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에 대한 과소평가 내지는 폄훼는 비단 유시민 작가에게만 보여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동형TV의 이동형씨에게서도 비슷한 발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의 대표적인 스피커인 김어준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의 아킬레스건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만약 이것을 끝까지 이해하지 못한다면 4050의 노쇠화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의 6070의 노쇠화를 걱정하는 것과 같은 상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확인된 가장 확실한 사실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확고한 비토정서입니다.

이낙연 새미래 대표가 아니라고 생각은 저도 하지만, 이재명 대표가 아닌 제3자가 당대표로 선거를 이끌었더라면 결과가 어땠을까?하는 생각은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친이재명 의원들 중심으로 재편이 된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를 버리기는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토정서를 이재명 본인이 뼈를 깍는 노력과 일관된 태도로 불식시키거나 새로운 인물을 내거나 하지 않으면 다음 대선도 결코 장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찌되었건 4년간 앞으로 우리나라를 책임질 의원들은 선출되었습니다.

부디 이 분들이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가주시기를 바랄뿐입니다.


투표하신 모든 분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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