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제목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정확히는 제목에 들어갈 '주어'를 말입니다.
윤석열정권이라고 해야할지, 국민의힘이라고 해야할지, 아니면 한동훈정치생명이라고 해야할지
고민을 하다가 '보수세력' 자체의 사망선고일이라는 생각에 보수라고 적었습니다.
단언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모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사상, 정치세력, 기업이 걸어간 길을 지금 대한민국 보수가 똑같이 걸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추어 변하는 자는 100년, 1,000년이 지나도 살아남을 수 있는 반면에 옛것을 무지성적으로 옹호하고 하나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건 간에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 중 누구도 미래를 경험한 사람이 없음에도, 미래를 약속하는 중요한 결정을 합니다.
대학입학, 취업, 연애, 결혼, 이직 등 내 인생의 중요한 미래를 이미 그렇게 결정하고 있습니다.
대우그룹은 1999년 11월 1일 해체되었습니다.
만약 이 사실을 1999년 2월에 미리 알 수 있었다면, 과연 누가 대우그룹에 입사할까요?
그 시절 대우그룹에 입사할 수 있을 정도의 대학졸업생이라면 얼마든지 삼성그룹, 현대그룹에도 들어갈 수 있었던 인재들입니다.
교제살인을 저지를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연인관계를 시작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이직한 회사가 1년 뒤에 합병되거나 구조조정을 시작할 것을 이직시점에 미리 알았다면 이직할 바보는 없으며,
죽고 못살아 결혼하는 상대가 불륜을 저지를 것을 미리 알았다면 결혼식 입장중에라도 몸을 돌려 식장을 빠져나갔을 것입니다.
내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을, 미래를 직접 경험해보지 않았음에도 어떻게 결정할 수 있을까요?
바로 과거부터 해왔던 모든 행동과 지금 하는 말, 두 가지를 보고 결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정치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먼저 종특이라는 말을 낯설어하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종특이란 '종족특성'의 줄임말로 좀 연세 있으신 분들도 PC방, 임요환, 스타크래프트는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민속게임이라고까지 불리는 스타크래프트에는 테란(인류), 저그, 프로토스라는 3개 종족이 서로 전쟁을 벌이는 것이 주요 스토리인데, 이 각각의 종족은 특기나 전략, 병기가 명확히 구분되어 아마 이 때부터 종족특성, 종특이란 말이 사용된 것 같습니다.
쉽게 생각해서 종특은 일종의 민족성, 집단정체성 등으로 이해하셔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다른 말로 대체도 한참 고민해봤는데 그냥 종특 이상 입에 착 감기는 말이 없어서 그대로 사용하겠습니다.
가. 이승만 - 1952년 친위쿠데타 1회
먼저 이승만입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입니다만, 보수세력의 제1호 쿠데타기록은 박정희가 아닌 이승만입니다.
소위 부산정치파동이란 사건인데, 저는 이 사건을 단순히 '파동'이라 부르는 것은 누군가가 정치적 의도적으로 붙인 부적절한 명칭이며 본질이 친위쿠데타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정치파동은,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제헌헌법으로는 재선이 불투명하였던 이승만이 계엄령을 선포하고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을 헌병대로 연행, 기소하였으며 반대세력의 집회현장을 급습하고 군경이 국회를 에워싼 가운데 헌법 개정안을 기립으로 통과시킨 사건입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B6%80%EC%82%B0_%EC%A0%95%EC%B9%98_%ED%8C%8C%EB%8F%99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지 않으십니까?
이렇게 제1호 친위쿠데타를 통해 집권한 이승만은 다들 아시는 것처럼 4.19혁명에 의해 종말을 맞았습니다.
나. 박정희 - 5.16 군사반란 쿠데타 1회, 1972년 유신 친위쿠데타 1회
박정희 정권의 쿠데타라고 하면 사람들은 5.16만 떠올립니다.
그렇지만 박정희 정권의 쿠데타는 두 번이라고 봐야 합니다.
5.16 외에도 1972년 10월 17일 군대를 동원하고 비상계엄령을 발동한 뒤 유신헌법을 통과시킨 친위쿠데타가 있었습니다.
그 당시 발표한 4개항입니다.
① 1972년 10월 17일 하오 7시를 기해 국회를 해산하고 정당 및 정치활동의 중지 등 현행헌법의 일부 조항 효력을 정지시킨다.
② 일부 효력이 정지된 헌법조항의 기능은 비상국무회의에 의해 수행되며 비상국무회의의 기능은 현행헌법 하의 국무회의가 수행한다.
③ 비상국무회의는 1972년 10월 27일까지 조국의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헌법개정안을 공고하며 이를 공고한 날로부터 1개월 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확정한다.
④ 헌법개정안이 확정되면 헌법절차에 따라 늦어도 금년 연말 이전에 헌정질서를 정상화한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806705
볼드체로 표시한 제1항에 기시감이 들지 않으십니까?
이렇게 집권기간 중 2회의 쿠데타를 기록한 박정희 정권은 10.26 사태로 박정희 본인의 목숨을 대가로 종식되었습니다.
다. 전두환 - 12.12. 군사반란 쿠데타 1회, 검토한 친위쿠데타 1건
전두환은 일반 국민들을 학살하고 쿠데타를 성공시킨 인물로 한민족의 역사가 존재하는 한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갈 역적, 악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정희조차도 1980년의 광주처럼 국민들을 고립시키고 포위해서 무력으로 학살하며 정권을 잡지는 않았습니다.
최소한의 자정작용조차 작동하지 않는 일부 커뮤니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친보수성향 커뮤니티에서조차 박정희를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은 있어도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움직임이 없는 이유입니다.
그리고 저도 이번에 이 글을 쓰면서 검색하다 알게 된 사실인데, 전두환은 1986년 일명 비상선진계획이라고 하는 친위쿠데타도 준비를 했었다고 합니다.
결과론적으로 당시 대통령에게 국회해산권이 있고 야당 분열을 획책하는 것이 더욱 설득력 있다고 판단되었으며 대내외 사정변화 등으로 실행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274003
https://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1171520.html
그리고 전두환은 민주화 이후 감옥에 수감되었으나 결국 사면되었고 반성없는 태도로 숱한 논란을 낳다가 사망하였습니다.
라. 노태우 - 검토 및 준비는 했으나 폭로되며 실행되지 않은 친위쿠데타 1건
'물태우'란 말 기억나십니까?
노태우 대통령이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인데 어린 제 기억에도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윤석양 당시 이병이 폭로한 보안사의 '청명계획'을 보면 물태우라고 불리는 이면에 노태우 정권은 민간인을 사찰, 비상계엄 등 친위쿠데타를 준비하고 있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습니다.
윤 이병의 양심선언으로 궁지에 몰리고 친위쿠데타 실행이 불가능하게 되자 노태우 정권은 야당과 협상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고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눈을 돌리기 위해 범죄와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06634
http://www.financialreview.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876
그리고 노태우는 퇴임 이후 친구인 전두환과 손을 맞잡고 수감생활을 했습니다.
마. 박근혜 - 탄핵 기각/각하 시 계엄령 준비
정치에 좀 관심있으신 분들은 아시는 사건인데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될 경우를 대비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국회의원을 체포해 계엄의 해제를 요구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은 원래 합참 계엄과에서 2년마다 발행하는 계엄업무편람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이번 24년 12월 3일 윤석열의 친위쿠데타가 박근혜 시절의 쿠데타문건을 참고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바. 소결론
이승만부터 윤석열까지 보수세력 출신 8명의 대통령 중 6명의 대통령이 쿠데타를 실행하였거나 기획하였고 2명의 대통령(김영삼, 이명박)만이 무관한 상황입니다.
무려 75% 확률입니다.
이쯤되면 쿠데타가 보수세력 출신 대통령의 종특이라 불려도 할 말 없지 않겠습니까?
보수세력이 8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얘기는, 뒤집어 말하면 그 때마다 결과론적으로 국민의 지지를 쟁취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인데, 그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보수이면서도 혁신적인 변화를 행동으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박정희는 5.16 이후 이정재 등 정치깡패를 숙청하고 민주공화당을 창당하면서 이승만의 기존 자유당과 차별화를 꾀했으며 무엇보다 장면정부가 최초 계확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박정희가 쿠데타로 집권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친위쿠데타를 통해 유신헌법으로 종신집권하기 전까지는 선거에서 이겨 대통령이 된 사실은, 국민들이 그를 지지했다는 증거이고 박정희 정권이 전두환 정권과 차별화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전두환은 당초 4.13 호헌조치를 통해 체육관선거를 통해 노태우를 대통령으로 만들 생각이었으나, 박종철 고문치사, 연세대 이한열 열사의 사망을 계기로 6.10항쟁이 불이 붙은 상황에서 6.29선언이란 결단을 내립니다.
전두환은 과감히 노태우가 자신에게 들이받는 모습을 연출하고 모든 스포트라이트와 공을 노태우에게 돌려주는 등 보수세력의 일정한 자정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노태우가 3등으로나마 지지를 받아 어부지리로 당선되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습니다.
노태우는 3당합당이라는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성사시켰습니다.
비록 본인이 6.29선언을 통해 어부지리로 당선되었으나 여대야소 상황에서 여당인 민주정의당만으로는 안정적으로 정권을 이끌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고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전격 합당합니다.
김영삼은 비록 IMF로 정권을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 후보에게 내어주었으나, 집권기간 중 하나회 척결, 금융실명제 도입, 조선총독부 폭파, 칼국서 정치 등 임기 중반까지 국민들에게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았습니다.
이명박은 광우병 파동과 노무현 서거, 형인 이상득 의원 논란 등 궁지에 몰렸으나 힘의 한계를 인정하고 미래권력인 박근혜 당시 의원의 활동공간을 열어주고 제19대 총선에서 이명박 정부와의 차별화를 용인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결과적으로 정권재창출에 성공했습니다.
2024년 12월 7일 보수세력은 세 가지를 잃어버렸습니다.
가. 명분상실
이제 대한민국 보수세력이 "국가를 위하여", "민족을 위하여", "민주주의를 위하여"라고 아무리 외치더라도 이를 들어줄 사람은 없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끝장나고 대외불안정성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으며 아무 근거도 없고 효과도 입증되지 않은 재정건전성이란 미명 하에 끝까지 재정을 풀지 않고 민생경제를 내팽게치고 있었던 것이 윤석열 정권입니다.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위한다면서 2024년에 기습적인 비상계엄을 발령하고 위헌, 위법한 포고령을 통해 입법권을 제한하고 정부 정책에 따르지 않는 의사들을 처단한다고 하고서 민주주의 수호를 외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건달세계, 마피아세계에서조차 명분은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어두운 뒷골목 세계라 하더라도 매일같이 칼맞을 걱정을 하며 산다면, 그 누구라도 스트레스로 제 명에 못살 것입니다.
건달과 야쿠자도 명분이 있어야 전쟁을 시작하고 마찬가지로 전쟁을 끝내는 것도 명분을 갖고 합니다.
일개 뒷골목 세계조차 그럴진데 정치의 영역에서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제 글에 대해서 "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77조 ①대통령은 전시ㆍ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 있어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다.
②계엄은 비상계엄과 경비계엄으로 한다.
③비상계엄이 선포된 때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영장제도, 언론ㆍ출판ㆍ집회ㆍ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관하여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다.
④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국회에 통고하여야 한다.
⑤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
계엄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시에만 발령될 수 있으며, 계엄 중에서도 비상계엄은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 정부나 법원의 권한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조치인만큼 그 발동요건은 극도로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할 것입니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아무런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사태가 없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윤석열 정권의 비상계엄선포는 위헌, 위법적 요소가 강한데 심지어 포고령 제1호는 "1.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고 하여 헌법 제77조제5항에 의한 국회의 계엄해제권을 원천봉쇄하고 있습니다.
이 국면에서 윤석열은 더 이상 단순히 헌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헌정질서를 파괴하려 했다는 것이 명백하고 이를 다르게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실시간으로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을 생생히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명색이 법조인 중 한 사람으로서 개인의 신념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에 의한 다른 주장은 별론으로 하고, 정상적인 법학교육을 받았고 사법시험 또는 변호사시험을 통과한 사람 중 24년 12월 3일 대통령 윤석열의 행동을 합헌, 합법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나. 신뢰상실
제가 서두에 드린 말씀이 있습니다.
투표는 국민 개개인이 보유한 주권을 일정기간 특정인 또는 특정정당에게 위탁하는 행위로서 일종의 미래를 향한 신용계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의 표를 받으려는 후보 또는 정당은 지금까지 해온 행동과 유세기간 중 한 말에 의해서 평가를 받습니다.
지금까지 보수세력은 자체적인 변화를 보여주면서 국민의 지지를 획득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뚝 끊긴 것은 박근혜 대통령부터입니다.
만약 박근혜 대통령이 유승민을 배신자로 규정하고 비박세력을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대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요?
그때도 탄핵이 성립될 수 있었을까요?
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박근혜와 윤석열은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서로 닮은 부분이 있습니다.
박근혜에게 최순실이 있었다면, 윤석열에게는 김건희가 있습니다.
박근혜는 세월호 참사, 십상시 논란, 우병우 민정수석 논란 등 숱한 논란에도 제대로 된 사과나 조치 없이 뻔뻔하게 나갔고 윤석열은 김건희, 장모 최은순 등 가족문제에서 박근혜보다 한 술 더 뜨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자당, 상대당, 국민 할 것 없이 나에게 반대하는 이들을 모두 반국가세력이자 불구대천의 원수로 포지셔닝한 것도 두 사람이 같습니다.
그 결과는 국민의 신뢰상실입니다.
물론 탄핵의 강을 제대로 건너지 않은 채 대선을 치렀던 홍준표 후보도 24% 지지는 받았고,
비상계엄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민 24%는 탄핵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412050836001
박근혜 당시 보수세력과 윤석열 보수세력의 결정적 차이가 어제 24년 12월 7일입니다.
2016년 12월 9일 박근혜는 당시 유승민, 김무성 등 비박계 보수세력의 동조로 탄핵안소추이 가결되었습니다.
반면에 약 8년이 지난 2024년 12월 7일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에 보수세력은 이준석, 천하람, 이주영,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6명을 제외한 전원이 표결에 불참하여 탄핵소추안을 부결시켰습니다.
과연 누가 보수세력의 변화약속을 믿고 표를 줄 수 있을까요?
다. 예측가능성상실
아직까지 이 부분을 제대로 다루고 있는 기사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단순히 국민에 대한 명분, 신뢰상실만큼이나 예측가능성 상실이 보수세력에겐 아주 뼈아픈 실책으로 다가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것은 비단 투자의 세계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기업경영에서도, 정치, 외교의 세계에서도 똑같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기업인들을 정치에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기업인들은 부산엑스포 유치를위해 해외 출장을 함께 해야 했고,
엑스포 유치가 실패한 후에는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서 먹방을 찍어야 했습니다.
그러더니 돌연 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을 발동하여 대한민국 환율과 시장안정성, 대외전망을 최악으로 망치고 있습니다.
시점도 12월이라 25년 업무계획, 투자계획을 확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을 올스톱시켜 버린 것입니다.
지금까지 기업과 보수세력은 한몸처럼 움직여왔는데 과연 앞으로도 그럴까요?
무엇보다 뼈아픈 손실은 해외입니다.
미국은 사실상 윤석열 정부를 손절, 비토했습니다.
최근 몇 일간의 미국정부 관리들의 말은 외교적 수사를 훨씬 뛰어넘고 있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지령에 가까운 발언을 반복했습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41204n08256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6002851071
https://www.yna.co.kr/view/AKR20241208011000071
미국 정가의 생각으로는 윤석열은 탄핵되는게 당연합니다.
그들 입장에서 보기에 빼도박도 못하는 내란행위, 민주주의 헌정질서 파괴행위를 벌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오로지 자당의 눈앞의 이익만을 위하여 눈가리고 아웅을 했습니다.
이는 대외적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여 에측가능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습니다.
맞습니다.
우리는 대부분의 경우 똥이 더러워서 피합니다.
정의에 매몰된 광신론자가 아니라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생(현실인생)의 모든 부분에 사이다 정의구현이 있을 것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선이란 것이 있습니다.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란 우리나라 속담이 있고 일본에는 부처님 얼굴도 세번까지란 속담이 있습니다.
2024년 12월 7일 보수세력은 선을 넘었습니다.
국민은 이미 2016년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보수세력에 기회를 줬습니다.
당시 국민의힘을 이끌었던 김종인, 이준석을 믿었습니다.
하지만 집권 이후 언제그랬냐는듯 보수세력은 김종인을 버리고 이준석을 내쫓았습니다.
그리고 12월 3일의 친위쿠데타, 내란행위를 자행한 것도 모자라 어제는 탄핵소추안을 정족수 미달로 부결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회생의 기회는 없습니다.
2008년 한나라당 153석 - 2012년 새누리당 152석(-1) - 2016년 새누리당 122석(-30) - 2020년 미래통합당 103석(-19) - 2024년 국민의힘 108석(+5)
보수세력은 2012년 이후 한 번도 단독과반 및 원내 제1당을 차지한 적이 없으며,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과 2024년 제22대 총선을 비교하면 -45석, -29.5% 의석이 줄었습니다.
이 다음은 영남정당, TK자민련을 거쳐 소멸의 길이 남아있을 뿐입니다.
새는 양날개로 난다는 말처럼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내일을 위해서 말 안 통하고 답없는 기존의 보수세력을 대체할 새로운 보수세력이 하루 빨리 자리를 잡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