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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망샘물 Aug 16. 2021

엄마표 수학하기 1

엄마표로 초등 저학년수학 공부하기

큰 아이의 경험을 살려 둘째는 좀 더 수월하게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누구나 그렇듯이 학교에 잘 적응하기를 바라고,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은 아이가 다닐 학원을 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워킹맘이기에 아이가 방과 후에 방황하지 않고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학원 스케줄을 계획했습니다. 


[ 사고력 수학, 은물,  과학 실험, 컴퓨터, 태권도, 피아노, 독서,  영어 ]


매일 가는 학원도 있고, 일주일에 한 번 가는 학원도 있었습니다. 

한 달이 지난 어느 날 저녁 7시 넘어 집에 들어오는 아이의 눈에는 다크서클이 까맣게 내려앉아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 학습에 관한 학원은 다 그만두었습니다. 


학원을 그만두었다고 해서 공부를 안 할 수는 없으니 이제 수학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수학을 잘하니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수학 공부를 많이 시켰습니다. 연산이 중요하다 하니 연산 문제집 하나를 고르고, 1학년 최상급 수준의 심화, 2학년 선행, 사고력 관련 문제집 등을 선택해 아이에게 매일 5개의 문제집을 풀도록 했습니다.  

1학년 초반에는 내용이 쉽다 보니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후반으로 갈수록 2학년 선행 끝나고 3학년 선행 들어가게 되고, 사고력 문제도 점점 어려운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5개의 문제집을 푸는 것은 너무 벅찬 일이 되었습니다.  


수학만 하는 것도 아니고, 영어, 독서도 해야 했기 때문에 항상 시간이 모자란 느낌이었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매우 힘들었을 것 같습니다. (그때는 힘들다고 강하게 말하지 않아서 잘 몰랐는데 말입니다.)  


문제집 종류별로 한 장 정도 문제를 풀었는데, 2개 이상의 문제집에서 단원의 마지막이 같이 걸리는 날이면... 그날은 말하지 않아도 아실 것 같습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아이는 보통 1시간이면 수학이 끝나는데, 이렇게 어려운 부분을 2개 같이 해야 되는 상황이 되면 1시간을 훌쩍 넘기게 됩니다. 그럼 아이는 짜증이 나고, 짜증이 나면 문제는 안 풀리고, 쉬운 문제도 틀리게 되는 상황이 됩니다. 틀리면 또다시 풀어야 하고... 


지금 돌아보면 제가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그때는 왜 정해놓은 것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에게 자꾸 예외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었나 봅니다.  


저도 점점 요령이 생겨서 어려운 부분이 같이 배정되는 날이 없도록 융통성을 발휘해서 진도를 좀 조절하기도 하고, 어려운 문제, 쉬운 문제 상관없이 한 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려운 문제를 풀 때는 문제 수로 조절하기도 하고, 제가 먼저 진행될 상황을 살핀 후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진행하였습니다. 싸우고 짜증 내는 것보다는 한 문제라도 더 푸는 게 좋았으니까요.


이렇게 큰 아이의 수학을 진행하다 보니 늘 독서 시간이 부족했고, 독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저에게는 늘 스트레스였습니다. 제가 책을 많이 안 읽은 데서 오는 부족함이 많아서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수학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한 관계로 큰 아이에게는 수학이 독서보다 늘 앞에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년을 보내고 나니 무언가 잘못된 것 같아서 작은 아이 저학년 때는 수학보다는 독서에 더 중점을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작은 아이의 수학 진행은 그래서 좀 더 단순하고, 다른 분들께는 작은 아이에게 한 방법을 권해드리고 있습니다. 


학기 전 방학 진행 방법입니다. 

1. 다음 학기 연산 - 초등 수학은 연산이 반이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빠르기보다는 정확도가 90% 이상이 될 때까지 연습해주세요.      

저는 연산 개념을 아이에게 가르쳐 준 후, 10문 제 만 주고 풀게 했습니다. 처음 3회는 무조건 실시했습니다. 3회 동안 각 10문제에서 9문제 이상 맞는다면 그날의 연산은 거기서 끝!!! 4회부터는 9문제 맞을 때까지 연산 문제를 계속 주었습니다. 연산의 정확도가 90% 이상이 되지 않으면 문제집을 시작하지 않았습니다. 연산이 익숙해질 때까지는 진도를 나가는 대신 연산만 해도 괜찮습니다. 며칠 후면 연산의 정확도가 올라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2. 다음 학기 문제집 - 개념 설명이 되어 있고, 기본 문제가 많이 있는 (보통 문제집 회사의 2단계 정도)      

방학 동안은 다음 학기 연산과 문제집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대신 틀린 문제는 완벽하게 알고 넘어갈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고등학교 때까지 생각하여 처음부터 수학 문제는 노트에 풀게 했습니다. 노트에 줄 맞춰서 풀면 실수도 줄일 수 있고, 내가 왜 틀렸는지 살펴보기도 좋습니다. 

틀린 문제는 문제집에 작게 별표를 해주었습니다. (저희 아인 틀렸다는 표시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틀린 문제는 오늘 채점 후 확인하고, 한 단원이 끝난 후 별표 친 문제만 다시 풀어보도록 했습니다. 그럼 또 틀려서 별표 2개인 문제가 나타납니다. 틀린 문제는 당연히 그날 다시 풀도록 했습니다. 그때 다시 풀면 잘 풀겠지만 시간이 지나도 잘 풀어야 그 문제를 확실히 이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별표 2개인 문제는 문제집 한 권이 다 끝나고 나면 다시 풀도록 했습니다. 이 때도 또 틀린다면 시간차를 두고 또다시 풀게 했습니다. 


이렇게 문제집에서 모르는 문제가 없도록 연습을 해주시면 아이들이 모르는 문제를 설렁설렁 넘어가지 않게 될 것입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아무래도 문제를 대충 푸는 습관을 들이면 안 되니까요. 


방학은 이렇게 보내고, 학기 중에는 방학 때 했던 문제보다 한 단계 위의 문제집을 풀리면 그 학기의 수학 개념은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좌충우돌 실패의 경험까지 나열하느라 길게 표현되었지만 초등 저학년 수학 공부법을 다시 정리해보면 정말 간단합니다. 


방학 때는 다음 학기 연산과 개념 문제집 한 권 풀기 

학기 중에는 (방학 때보다 쪼끔 어려운) 제 학기 문제집 한 권 풀기 


이렇게 수학 공부를 편안하게 느끼도록 초등 저학년 때는 좀 천천히 발판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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