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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루코 Feb 16. 2022

잡다한 기록 23

23


/ 무슨 일을 하건 목표지점이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들어 많이 하고 있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이루어내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순간순간의 충동만으로는 끈질기게 버텨내기 어려울 지도. 모든 일이든 명확한 목표가 있어야 명확한 결과값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쩌면 내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흔들렸던 것은 큰 계획의 부재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과녁이 있다면, 맞혀야 할 지점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면, 설사 비바람이 불어온다고 한들 그 상황에 낙담할까? 오히려 비바람을 계산하고 활을 쏘지 않을까.


/ 제출해야 했던 오디션 영상이 있었다. 평소에 내가 갖고 있던 에너지와 다른 역할이라 사실 좀 막막했다. 어젯밤 자기 전에 열심히 몇 번 찍어보고는 반 포기상태로 내일의 나에게 그 과제를 미루고 잠들었다. 내가 잘 해내는 연기가 아니라고 낙담하고는 속으로 엄청 징징거렸다. 멀리 보면, 자세히 보면 사실 상황에 낙담할 필요도, 낙담할 이유도 없다. 목표하는 지점이 분명하다면, 모든 건 사실 그 길로 향하는 가운데에 생기는 과정일 뿐이다. 어려운 연기를 만난다고 포기하지 말자. 무얼 할 수 있는지, 무얼 해내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차분하게 해 나가자. 이 모든 시간이 전부 다 나의 밑거름이 될 소중한 과정이 될 거다.


/ 브런치에 매일같이 글을 올리는  어쩐지 계속 부담스러웠다. 남들이 보기에도 좋은 글을 쓰고 싶었는데 요즘 나의 정신, 마음 상태가 마냥 밝고 희망차지는 않아서  빠지는 이야기만 주구장창  대고 다. 그러다 오늘은 부담감은 조금 내려놓고 진실되게 글을 써보겠다고 다짐했다. 백일 동안  내려가는  글들이 하나하나는 보잘것없더라도 백일 동안 꿰어지면 정말로 나의 궤적이  테니까. 엎어지고 머무르고, 우울하고 힘겨운 말들만 하고 있는  같더라도  시기가 지나고  글들을 보면 분명  없이 움직이고 있었으리라. 지금의 나의 움직임이 미래의 나에게 위로가 될지도 몰라.  멋대로 지금의 나의 마음을 재단하지 말고, 그저 제대로 선명하게 기록해 두자. 맞음도 맞지 않음도 없지 않은가. 그저 나의 삶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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