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로 빵 먹으러 가기(단호박크림빵)
2023.12.03
나에게 있어서 '빵'이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어렸을 때는 빵 냄새가 너무 좋아서 무작정 장래희망을 제빵사로 적어서 낼 정도로 빵을 사랑하는 빵순이였다. 고등학생 때는 다이어트 때문에 빵을 멀리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빵을 좋아했다.
성인이 되고 취업을 한 이후로는 학생인 시절과 달리 돈을 벌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빵과 가격대가 있는 비싼 빵들도 사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돈을 번다고 버는 족족 빵을 사 먹을 수는 경제적으로 나의 뱃살적으로도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나의 빵철학을 세웠다. 첫 번째 나의 단골 빵집 찾기. 인터넷이나 동네에 새로 생긴 빵집에 다니면서 나의 입맛에 딱 맞는 빵을 찾고 까먹지 않게 블로그에 리뷰를 쓰는 것이다. 두 번째 빵 먹을 때는 항상 그림 혹은 독서와 함께하기. 행복과 행복을 결합시키는 것이다. 나중에 이때 먹은 빵을 떠올릴 때 같이 읽었던 책이, 그렸던 그림이 떠오르게 하는 것이다.
빵이 나에게 주는 것은 추억 속의 행복이다.
최근에는 아이패드를 들고 맛있는 빵집을 찾아가서 그림을 그리면서 빵을 즐기는 취미를 만들었다.
이번에 찾아간 맛있는 빵집은 파주에 있는 버터킹 빵공장이었다. 무슨 빵을 고를지 둘러보다가 블로그에서 추천해 준 단호박크림빵을 발견했다. 이름은 호박마차! 버터킹 빵공장의 시그니처 메뉴이다. 같이 먹을 아이스아메리카노도 주문했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싸서 놀랐다. 보통 이런 빵집은 커피가 6천 원 이상인데 여기는 4천 원 정도 했다. 빵을 사고 빵을 데울 수 있는 전자레인지가 마련되어 있어서 30초 정도 호박마차를 돌렸다. 고소한 단호박의 향이 올라왔다. 자리에 돌아가 빵을 가로 자르는데 안 속에서 꽉 찬 단호박크림이 흘러나왔다. 바삭한 겉과 아주 잘 어울리는 크림이었다. 생크림 느낌보다는 단호박 수프에 가까운 맛이었다. 내 입맛에 아주 잘 맞았다. 먹고 나서 이 빵집 자주 올 거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딱 떠올랐다.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