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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절한겨울 Jan 12. 2022

엄마는 답정너

저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쉬는 날에는 휴대폰  그만하고 엄마 아빠랑 함께 나들이 나갔으면 좋겠고 나가서는 달리는  안에서 창밖 너머 구름도 보고 지나가는 풍경도  보면서 대화도 하고 싶은데 아이는 요즘 휴대폰과 사랑에 빠졌다. 제한 속도 없는 고속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처럼 아이는 휴일이면 그렇게 인터넷 세상을 하염없이 달리고 있었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와 노는 방식이 달라서 그런 거니 아이에게   틈을 주자는 남편의 육아방식에 어느 정도 동의하는 , 잔소리는 넣어두고 아이를 존중해주며 키웠다. 그러던 어느  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엄마는 답정너예요나는 줄인다고 줄였는데 아이에게도  속이 훤히 들여다 보였던 걸까? 10가지 중에 2가지밖에 말을  했는데도 아이는  생각을  알고 있었다. 타인이 나에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면 “너는 알면서도 그랬냐?” 하며 답정너라는 평가에 아무렇지도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초연함이란 없었다. ‘내가 만든올바른 규정에 따라오길 바랐고 아이의 머리가 커갈수록  규정이 올바른 것인지 서로 의심하며 금이 가기 시작했다. 아이가 성장할수록 나는 어떤 엄마인지,  점짜리 엄마인지 평가하게 됐다.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평소에 자주 하는 생각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에 곧잘 일희일비하게 된다. 남을 의식하고 있는  자신이 힘들어서 사람들을 피하기도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방향을 타인의 시선으로 향하니 정작 해야  일에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만남은 엄두가  나서 전화통화라도 할라치면 즉흥적인 대답이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소모됐고 메신저에 답장이 늦어지면 내가 뭔가   보낸 문장이 있었나 다시 한번 읽어봐야 했다. 타인의 평가에 민감한 이유는 나를 긍정적으로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칭찬에 목말랐고 인정을 받아야만 내가 가치 있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있지?


  빵을 워낙 좋아해서 빵카페에 가입했다. 그곳에는 다양한 빵집들의 후기가 있었는데 먹음직스럽고 예쁜 디저트 후기들 사이에서 작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달고 자극적이게 느껴지던 빵이 누군가에게는 심심하다는 맛으로 평가되고 있었다. 내 마음에 든다고 다른 사람의 입에서도 같은 맛이 나란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하물며 같은 사람이 같은 빵을 먹어도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그 맛이 또 다르게 느껴진다. 평가란 단순히 ‘그 시점에서 느낀 그 사람의 감정’ 일뿐이다. 기억하자. “그때 그렇게 생각했구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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