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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근수 Apr 26. 2024

수단과 목적이 전도된 다이어트 신드롬

사회적 편견이나 남녀 차별은 중요한 주제이지만 이 글의 주제가 아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른 책에서 다루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왜 체중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비만으로 인하여 개인이 겪는 육체적 정신적인 문제에 집중한다. 여기서는 다이어트를 육체적 정신적 건강 같은 삶의 질의 관점에 집중한다. 


2024년 조사에 의하면 한국 20대 여성들의 ‘마른 비만’ 비율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15.8%로 나타났다. 한국 다음으로 태국 15.2%, 말레이시아 14.2%, 일본 12.4%, 중국 12.1% 등 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운동을 하지 않고 음식만 줄이면서 살을 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마른 비만이란 체질량지수가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지방이 주로 복부에 집중되고 체지방률이 기준치(남성 25%·여성 30%)를 초과하여 비만 판정을 받는 경우를 뜻한다. 마른 비만 상태가 이어질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근감소증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건강을 악화시키고 수명을 줄이면서 살을 빼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사회상을 잘 보여주는 현상이다.


비만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명확하지만, 어느 정도부터 건강에 나쁜지는 불명확하다. 하지만 ‘대사성’ 비만은 건강에 안 좋다. 대사성 비만은 근육이 적고 체지방이 많은 데다 피하지방보다 내장 지방이 많은 것을 말한다. 자신의 뱃살을 손으로 움켜잡았을 때 ‘듬뿍’ 잡히거나 눌러서 푹신하게 들어간다면 피하지방일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손아귀 안에 잘 잡히지 않거나 천장을 보고 누워도 뱃살이 꺼지지 않는다면 내장 지방일 가능성이 많다. 후자인 사람이 대사성 비만이다. 대사성 비만은 체중이 정상이라도 당뇨병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내장 지방은 간으로 직접 들어가 지방간을 유발하고 몸 안의 염증도 많이 생기게 한다. 체질량지수가 정상이라도 복부 지방이 많은 사람은 심장병도 많이 걸린다. 그래서 체질량지수뿐만 아니라 ‘허리둘레’도 측정해보는 것이 좋다. 엉덩이, 복부 또는 허리둘레가 큰 비만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비만 유형보다 사망 위험도 크다. 정상체중이지만 배만 볼록 나온 올챙이배인 사람은 치매 위험이 매우 높다(3~5배). 심지어는 전체적으로 비만인 사람보다도 치매 발병 위험이 3배 정도 높다. 북어, 멸치나 새우를 먹으면 뱃살이 들어든다. 바짝 마르고 뱃살이 없는 해산물이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인 류신(leucine)이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조심할 것은 날씬하거나 정상체중이라도 체력이 약하면 사망위험과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60세 이상의 사람 2600명을 12년 동안 관찰 연구한 결과 비만하더라도 체력이 좋을 경우 사망 위험이 낮다. 비만이어도 체력이 강한 사람은 정상 체중이지만 체력이 약한 사람보다 심장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의 발병 위험도 낮다. 체중 관리에만 신경 쓰고 체력은 소홀히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체중과 체력 모두를 함께 관리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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