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역사를 바꾼 30~40억 년 전의 놀라운 사건들
2003년 빌 브라이슨은 자신의 저서『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서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약 40억 년 전에 생명체를 탄생시킬 최초의 유기물이 형성되고, 다시 5억 년이 흐른 약 35억 년 전에 무엇인가 획기적인 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당시에 존재하던 남 조류들이 아주 조금 더 끈적끈적해졌고, 그래서 먼지와 모래처럼 작은 입자들이 달라붙어서 흉측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좀 더 단단한 구조를 만들게 되었다. 남 조류는 세균과 일반적인 조류(藻類. 김이나 미역 같은 것을 말한다.)의 중간 위치를 점하고 있다. 단세포로서 대부분 플랑크톤의 범주에 들어가며 어류의 먹이가 된다. 남 조류는 생물로 보기보다는 일종의 살아있는 돌이다
진화과정에서 우리 앞서 살았던 모든 선조들이 그 오랜 세월 모든 위험을 딛고 살아남아 적당한 시기에 적절한 배우자를 만나 유전자를 교환하여, 그 유전자 조합이 결국, 놀라울 정도로 간단하게 말해 당신에게 전해지고 당신은 존재하게 된 것이다.
빌 브라이슨(Bill Bryson)『A Short History of Nearly Everything』에서
2024년 6월『네이처 지구과학』에 한 논문이 발표되었다. 담수(freshwater)의 등장과 물 순환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5억년가량 앞선 40억 년 전 시작됐다는 연구 결과이다. 서호주 중서부에서 출토된 암석 결정에서 40억 년 전 담수가 존재했다는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지구가 만들어진 지 6억년이 채 되지 않은 시기에 이미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틈새 환경 발달을 촉진했을 수 있다.
2024년 10월『미국국립과학원회보』에는 이후 발생한 소행성충돌이 연구결과로 발표되었다. 약 32억 6000만 년 전 에베레스트 산 네 개 크기의 소행성(S2)이 지구와 충돌하였다. 공룡을 멸종시킨 소행성보다 최대 200배 크고, 초속 20㎞로 날아와 충돌하면서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하고 수천 m 높이의 쓰나미를 유발했으며 지구 전체에 규모 10.8의 지진을 일으켰을 것이다. 해수면은 끓어오르고, 대기도 가열됐고, 두꺼운 먼지구름이 발생해 광합성을 중단시켰다. 철 성분이 쓰나미 현상으로 깊은 바다에서 얕은 물로 휩쓸려 올라왔고, 인이 우주로부터 그리고 육지에서 풍화와 침식 증가로 공급되었다. 운석 충돌은 대멸종을 일으켰지만, 최초 바다의 등장, 대륙의 등장, 판구조, 생명 진화를 촉진했다. 초기 생명체에 운석의 충돌이 생명이 번성할 수 있게 했을 것이다. 이 충돌로 단세포 박테리아와 고 세균만 존재했던 지구에서 생명의 진화를 촉발했다. 충돌 이후 박테리아는 빠르게 회복되고, 인과 철 성분을 먹고 사는 단세포 유기체가 급증했다.
https://www.pnas.org/doi/10.1073/pnas.2408721121
획기적인 사건, 담수등장과 소행성충돌이 발생시점이 다른 것으로 나타나지만 무언가 연결점이나 동시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연구하고 싶은 의욕이 생기지만 할 일이 많아 접어둔다. 아무래도 난 직업을 잘못 선택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