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류 중에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동물은 개와 고양이이다. 인간 사회에서 키우는 동물은 대게 식용으로 키우지만 개와 고양이만은 반려동물로 키운다. 농사를 지으며 유목민이 아니었던 우리나라는 단백질이 부족하여 개를 식용으로 사용해왔지만 이젠 점차 줄어들고 있다. 개와 고양이는 ‘돼지보다도’ 못한 지능을 가지고 있다. 돼지를 식용으로 키우다보니 얼마나 영리한 동물인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돼지보다 못하다고 하면 어리둥절하게 생각된다. 개나 고양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개가 고양이보다 똑똑하다. 개는 주인을 보고 꼬리치고 재롱도 피우고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대단하다. 인간과 개가 서로 반응할 때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사람의 옥시토신과 유사하다고 한다. 개가 사람의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기 때문에 뇌 발달도 함께 맞추어 이루어졌을 것이다.
개가 고양이보다 더 머리가 좋은 것은 뇌가 다르기 때문이다. 개는 고양이에 비해 두 배 더 많은 뉴런을 갖고 있다. 뉴런은 뇌의 신경세포로서 많을수록 보통 지능이 좋다. 평균적으로 개는 5억 개, 고양이 2억5000만 개다. 참고로 인간은 약 160억 개, 오랑우탄과 고릴라가 약 80~90억 개, 침팬지는 약 60~70억 개이고 영장류가 아닌 동물 중 가장 똑똑한 동물은 56억 개의 뉴런을 갖고 있는 코끼리이다.
개는 너구리, 사자와 비슷한 지능을 갖고 있으며, 고양이는 앙증스러운(?) 모습과는 달리 곰과 비슷한 지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는 주인을 제대로 알아보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고양이는 주인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을 알아차리는 것으로 보인다. 낯선 사람이 이름을 부를 때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주인의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면 귀의 움직임이 증가하고 동공이 확장된다. 고양이는 인간이 사용하는 단어를 영유아보다 빨리 배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고양이들이 반려 견처럼 반응하지 않지만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74006-2
새끼 고양이를 키워보면 숨바꼭질하고 재롱 피우는 모습이 너무 앙증스럽다. 이렇게 예쁜 고양이들을 인간이 선호하여 키우고 새끼를 낳으면서 ‘자연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숨바꼭질은 꽤 지능이 좋은 고양이 같은 동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생쥐 같이 지능이 낮은 동물도 숨바꼭질 놀이를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생쥐에게 숨바꼭질을 가르쳤더니 고양이 같이 따라 하였다.
생명체는 기계와는 달리 고정된 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종마다 한계는 있겠지만 상당히 개발할 여지가 있다. 인간도 물론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시키면 되는 기계처럼 인간은 그렇게 강제로 할 수는 없다. 자발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흥미가 있어야 가능하다. 이것이 생명체가 가지는 특성이다.
포유류는 ‘교육’도 시킬 수 있다. 개를 위한 학교도 있다. 반려 견을 교육시킬 때 체벌을 가하면 스트레스로 인해 배변이 불규칙적으로 바뀌어 오히려 더 큰 문제행동을 야기한다. 그래서 바람직한 행동을 할 땐 좋아하는 간식을 주고,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할 때 간식을 주지 않고 나가버리는 방식을 쓴다. 이러한 간단한 사실을 개를 오래 동안 키우고서야 알았다. 특히 개도 타율적이지 않으며 칭찬에 춤을 추고 잘못을 하면 잘못을 지적하지만 말고 어떤 것이 바람직한 건지 말해주고 칭찬해주면 스스로 배운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람은 더욱 그럴 것이다. 개와 고양이도 후천적인 환경과 훈련에 따라 지능이 달라질 수도 있다. 좋은 주인을 만나면 더 똑똑한 강아지, 고양이가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