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얼마나 어두운지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이 질문은 우주에 빛이 얼마나 있는가 하는 질문과 같다. 빅뱅 이후 항성과 은하가 만들어졌다가 사라지면서 우주에 빛의 흔적을 남겼다. 우주의 빛은 약 100억 년 전 가장 밝은 시점에 도달했고, 이후 점차 어두워지고 있다. 우주에 있는 모든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합친 값을 우주광학배경복사(cosmic optical background, COB)라고 하는데, 과학자들은 이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애를 먹어왔다. 지구와 우주에 있는 망원경이 태양에 가까워 빛을 차단하기 어렵고 태양계에 있는 먼지와 가스 때문에 빛이 산란하는 현상이 일어나 우주의 밝기를 정확히 측정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허블우주망원경이나 제임스웹우주망원경 같은 강력한 망원경이 등장해도 위치상 극복하기 힘든 문제였다.
뉴허라이즌스를 통해 우주가 얼마나 어두운지 밝혀냈다. 2006년 발사한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New Horizons)는 2015년 명왕성에 도달하여 태양계 외곽 얼음 천체의 실체를 밝혀냈다. 2019년 사상 최초로 카이퍼 벨트 소행성인 아로코트(Arrokoth)를 관측해 지구로 정보를 전송했다. 이후 새로운 천체와 만나지는 못했지만, 보이저 1, 2호처럼 태양계 외곽 환경을 탐사하고 있다. 관측 결과 우주에 있는 빛이 대부분 은하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은하에서 나오는 빛 이외에 우리가 모르는 빛을 내는 천체가 없다는 의미로 현재의 우주론을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당연한 결과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렇게 당연해 보이는 것도 실제 관측을 통해 검증하기 전까지는 과학적 사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매우 중요한 결과다.
2024년 측정결과가 나왔다. 명왕성 탐사선 뉴허라이즌스 호의 관측 결과를 토대로 태양계 밖의 빛의 밝기를 측정했다. 태양빛과 대기 산란현상을 제거하고 측정한 우주의 밝기는 1.5km 떨어진 곳에 있는 형광등에서 나오는 빛 정도의 밝기이다. 이는 지구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어두운 하늘보다 100분 1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한다면 아마 16만 킬로미터 당 한 개 정도의 분자를 만날 것이다. 우주는 텅 비어있고 너무도 깜깜하다. 지구는 아주 ‘이상한’ 곳이다.
https://iopscience.iop.org/article/10.3847/1538-4357/ad5f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