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형성은 해마에서 이루어지며 7세까지 발달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최초의 기억처럼 불분명한 것은 없다. 인간이 가진 태어난 후 최초의 기억이 무엇인지 자신도 잘 모른다. 은하수처럼 뿌옇게 모호하고 불분명하다. 7세 이후 성인으로 나아갈수록 기억 형성보다는 기억의 유지능력이 더욱 발달한다.
생후 6개월 된 아기는 몇 주 동안 지속되는 기억이 형성된다. 학교 가기 전 아동기에는 몇 년 전의 사건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성인이 되면 이런 기억들은 거의 사라진다. 우리는 4살 때까지의 기억은 거의 또는 전혀 없다. 7세 이전의 삶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며 이 기억도 성인이 되면 대부분 잊어버리는데 이를 유년기 기억상실증(infantile amnesia)이라고 한다. 무언가 기억이 난다고 하더라도 실제인지, 착각인지, 들은 이야기인지 명확하지 않다.
2024년「사이언스」는 유아기 기억상실증에 대한 전 세계의 최신 연구 결과들을 소개했다. 과학자들은 일화기억(episodic memory)을 형성하고 오랫동안 기억을 저장하는 데 중요한 뇌 부위인 해마(hippocampus)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기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해왔다. 또한 기억 능력의 발달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관련이 있다. 뇌가 오래 전 기억을 억제해서 해마가 발달할 여유를 주는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뇌가 효율적으로 발달하려면 지금 당장 중요하지 않은 정보는 굳이 떠오르지 않도록 뇌가 깊은 곳에 보관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학계에서는 아기의 뇌가 지속적으로 기억을 저장할 만큼 충분히 성장하지 못했거나 아기의 언어나 감각 인지 능력이 성인보다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추정한다.
그러나 2025년「사이언스」에 발표된 두 논문은 아기 때부터 해마에 기억이 저장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우선 설치류 연구에서는 해마에서 기억 흔적(engram)이 형성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접근할 수 없게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아기들의 해마도 생후 12개월쯤부터 개별적인 경험의 기억을 저장한다는 증거가 발견되었다. 유아 기억상실은 기억이 형성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인출하는 과정의 실패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기억이 남아 있지만 접근할 수 없는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w1923
어쩌면 이는 언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유년기 기억상실은 언어를 아직 배우지 못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언어를 일찍 터득한 아이는 과거를 더 잘 기억한다. 또한 부모가 아이에게 어렸을 적 얘기를 자주 해주면 기억유지에 도움이 된다. 마오리족은 부모가 이런 역할을 많이 하여 아이들의 최초 기억이 2.5세로 세계 최고이다. 언어를 배운 사람은 해마에 저장된 정보를 더 잘 인출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