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은 출산 후 2~3개월이 지나면 대뇌피질의 여러 영역이 임신 전보다 평균 2% 감소한다. 이는 아이에 대한 애착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뇌의 표면을 구성하는 세포층인 대뇌피질은 언어, 기억, 사고와 같은 고등 기능을 담당한다. 아기와의 유대감이 강한 엄마일수록 이러한 뇌 구조 변화가 더 강하게 나타난다. 특히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전두엽의 특정한 영역이 변한다. 다른 사람의 아기 사진보다 자신이 낳은 아기 사진을 볼 때 뇌 공감 영역이 훨씬 강하게 반응한다. 뇌의 이런 변화는 2년 가까이 유지된다.
특히 전두엽이 임신 전보다 5% 가량 줄어든다. 아기를 낳은 후에도 임신 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않는다. 이는 임신한 여성은 아이에 대한 애착의 강도가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 대뇌피질이 줄어도 신경세포가 손실될 가능성은 낮기 때문에 인지기능에는 큰 변화가 없다. 임신한 여성의 기억력이 저하된다는 연구가 있지만 유의미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출산 후 1년이 지나 테스트 해보면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러한 뇌의 변화가 미치는 영향들이 무엇인지 아직 잘 모른다.
부모는 모두 아이가 생기면 뇌 피질에 변화를 보인다. 남자도 아이가 생기면 뇌가 바뀐다. 아빠가 된 남성들의 뇌는 아빠가 되기 전의 뇌와 뚜렷이 다르다. 주의력, 계획, 실행 등 기능과 관련된 피질 영역과 공감력, 시각 처리와 관련된 네트워크 영역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다. 회백질 피질의 부피가 다소 감소한다. 이런 변화는 아기가 태어났다는 새로운 경험에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시냅스 연결을 만드는 뇌의 능력(신경 가소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모성애는 암컷이나 엄마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엄마 쥐가 새끼를 핥고 보호하는 모습을 지켜본 처녀 쥐는 옥시토신이 분비되고 양육을 돕는다. 인간의 경우도 아이를 돌보는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 보모에게서도 나타난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옥시토신 분비량이 늘어나고 아이에 대한 애정도 높아진다. 아이와 시간을 함께 보낼 때 동성애자 아빠의 옥시토신 수치는 이성애자 아빠들의 수치와 다르지 않다. 위탁모와 친엄마도 옥시토신 수치가 차이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연결되어야만 옥시토신이 분비되는 것은 아니며, 지속적으로 교감하며 애정을 쏟으면 누구나 모성애를 습득할 수 있다(파이낸셜뉴스, 2025.12.13.).
일부 엄마들은 모성애가 약하다. 이런 엄마들에게 아기는 자신과 상관없는 생명체, 갑자기 나타나 울고 있는 정체 모를 아기로 여겨진다. 임신 중에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지 않고 아이가 태어난 후의 삶을 상상하지 않은 엄마일수록 모성애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옥시토신 분비는 임신이나 출산만으로 늘지 않는다. 지속적인 교감,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감정, 태아를 자신이 돌봐야 할 별개의 생명체로 진지하게 느낄 때 옥시토신 분비가 늘어난다. 끔찍한 산통을 겪은 여성, 고통스런 제왕절개를 할 수밖에 없었던 여성, 진통제에 취해 아이를 낳는 순간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성 등에게서 모성애가 늦게 나타날 수 있다. 출산 후 오랜 기간 아이를 보지 못했던 여성들도 아이와 연결돼 있다는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아무리 직접 낳았다 해도 지속적인 접촉과 교류가 없으면 옥시토신 분비가 낮아질 수 있다(파이낸셜뉴스, 2025.12.13.).
약한 모성애는 본격적인 육아에 들어가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점차 사라진다. 날마다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돌보면서 모성애가 싹트기 시작되고 점점 커지게 된다. 또한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와 눈을 맞추고 방긋방긋 웃으며 안기고 뽀뽀하고 옹알이를 할 때 엄마의 모성애는 극에 달한다. 모성애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 쌓아 나가는 것임을 알려준다. 옥시토신이 선천적으로 얼마나 분비되느냐가 모성애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가 아이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 서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고 교감하느냐가 옥시토신 분비량을 결정한다고 볼 수 있다(파이낸셜뉴스, 2025.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