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무 일찍 말을 했네. 우승은 무슨. 감독의 운빨은 4강에서 끝나버렸다. 뭐 노력을 해야 운도 따라오지..
오늘 입국한 선수단에게 호박엿이 던져졌다고 한다. 소소히 언급 중인 나의 선수도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0년 전, 같은 세계를 받았다. 바닥에 버려진 사탕 껍질로 인해 그 엿을 먹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는데, 확실치는 않으나 자기였으면 먹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얼마 전 유튜브에서 밝혀줬다. 내 선수는 참 사람 황당하게도 잘 만든다. 그러고보니 이제 내가 당시 선수 나이네. 이상한 거 먹지 좀 마라..
솔직히 당시에는 선수가 엿 맞아서 속상하기 보단 그러게 왜 골을 못 넣어서 이런 대접 받냐 하면서 화가 났었다. 이적 한 번 잘못 했다가 이 지경까지 오다니. 진정한 팬이란 무지성 지지보단 못할 땐 못했다고 지적할 줄 알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믿었다. 물론 그렇다고 길에서 마주치면 눈도 못 맞출 선수들에게 엿 한 번 던져 보겠다고 공항까지 간 사람들이 옳았다는 건 아니다. 저 때가 자기네들 인생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순간이었겠지 생각하면 너무 한심한데 어쩌지..
잠 안자고 새벽 동안 축구 경기를 본다는 건 꽤나 많은 애정을 요하는 일이다. 공부하고 일하고 뭐 하고 하다보면 그냥 자고 싶지, 억대 주급 받는 사람들 굳이 왜 응원하냐고. 그러니까 축구팬들이 다 성격 안 좋고 예민한거다. 뭐 받는 거 하나없이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하는데, 자꾸 결과가 망하면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다. 그래서 전 라이브로 안 봐요. 다음 날 유튜브로 요약본 올라오는 좋은 세상이니까요.
적당히 성내고, 적당히 욕하고, 적당히 즐기기.
뭐 아무튼 축구팬에겐 희안한 한 주다. 아시안컵 떨어지고, 린가드는 서울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