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 되는 것이다 오늘 같은 날도 있으니
사실 저는 곧이곧대로, 완전하게 행복하는 것을 잘 못 해요. 마냥 행복한 것을 경계한다고 해야 할까, 행복에 취하면 자꾸 기대하면 안 되는 걸 기대하고 그럼 결국 실망하게 될 테니까. 너무 모든 게 완벽하면 거짓말 같아서, 행복이 과분하게 느껴져서,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하곤 해요. 그래서 저를 비참하게 만드는 사실에 집중하기도 합니다. (중략)
그런데 정말 올해 생일은 말이죠, 들뜨지 않으려 나름 애썼는데도 너무 행복했어요. 올해 중에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어요. 저를 불행하게 하는 것들을 다 잊어도 좋을 만큼 정신없이 사랑받았어요. 그래서 이럴 자격 없는 거 아는데, 그냥 행복하기로 했어요. 아냐, 행복할 자격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