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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인 Jan 11. 2022

나는 너를 본다

언제나 나는 너를 향해 있어

아이가 고3 생활을 마무리하고 대학 원서를 넣은 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기다리는 동안 4명의 가족이 함께 강릉으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남편과 저, 그리고 고삼이 와 중삼이가 함께 하는 여행입니다.


아이는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번도 여행을 안 따라다녔기에 정말 오래간만에 4명이서 함께하는 여행이었습니다. 그 3년 동안 우리 가족은 늘 세 명이서 여행을 다녔어요, 혹시나 마음이 바뀌어서 가고 싶을지 몰라 "같이 갈래?" 물으면 단호히 안 간다고 말하던 아이였는데 이번에는 강릉에 가자고 하니 무슨 옷을 입을지부터 고민하는 걸 보니 제 마음이 참 좋았습니다. 세 명이서 여행을 가긴 했지만 혼자서 밥 먹고 학교 다니고 잠자는 아이 생각에 한쪽 마음이 무거웠으니까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출발하면서 4명이서 함께 차를 타고 사진을 찍으며 차 안이 꽉 찬 게 참 좋았습니다. 우리가 함께라는 그 느낌이 풍만하게 다가왔어요, 흐린 하늘이었지만 기분 좋게 보였고 휴게소에 차가 많았지만 모두들 여행 가는 길 즐거워 보였고 차 안에서 노래도 더 신나는 듯 들렸습니다.


강릉 바다에서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숨이 더 크게 쉬어졌고 길가에 허리만큼 쌓여 있는 눈도 신기해 보였고 (열흘 전 내린 눈이 아직도 안 녹고 있더라고요) 나도 모르게 가족들을 향해 카메라를 들어 찍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찍은 사진들을 보니 우리 집 고 삼이가 작은 것 하나하나 사진을 찍고 바다를 보고 하늘을 보는 것들을 저는 아이를 보면서 사진을 찍었더라고요. 


모래사장에 갈매기 발자국을 사진 찍는 너의 모습

파도를 보며 동영상 담고 있는 너의 모습

맛있는 것을 예쁘게 촬영하고 있는 너의 모습

호텔 침대에서 편히 누워 있는 너의 모습

발코니에서 바다를 보고 있는 너의 모습....


파도도 보고 갈매기도 봤고 맛있는 것도 함께 먹었지만 제 앨범에는 그것들을 보는 아이를 담아놓았더라고요. 그래서 웃는 얼굴보다는 뒷모습 옆모습이 거의 있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함께 한 그 순간이 참 좋고 함께라 편안했어요.  



올해는 중삼이가 고등학생이 되니 또 이렇게 4명이 가족 여행 갈 날이 많지 않겠지만 이번 겨울 더 많이 다니면서 즐겁게 보내야겠습니다. 


강릉 여행하면서 겨울바다도 보고 파도소리도 듣고 맛있는 것도 먹고 예쁜 카페도 가고 아르떼 뮤지엄도 다녀왔지만 그중 제일은 우리 가족이 함께 했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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