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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ss Pisces Jan 23. 2022

Seattle (2021.6.)

2021년 6월.


요즘은 너무 흔한 교환학생. 01학번인 나는 우리학교에서 운영하는 몇가지 교환학생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교환학생 제도에 도전했고  기회를 잡았다. 중학생때 부터인지 공부잘해서 교과서적인 삶을 사는 것은 뭔가 매력적이지 않다고 생각했고 뭔가 남다른, 그리고 한편으로는 아무 걱정 없는 삶을   있는  좋은 방법을 꿈꿨다.


그냥 슬렁슬렁 공부해서 적당히 들어간 대학이었는데 수능에서 영어를 거의 만점을 받은 우연 덕분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특별재능 학생들을 모아두고 수업을 하는 클래스에 들어갔다. 각 학과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있었고 그 중 한명의 학생은 중학생때 부터 부모님이 외국인수업에 보내면서 영어수업에 열을 올린 약간은 여우같은 면도 있는 친구였다. 팝송을 워낙 많이 듣고 따라불러서 발음이 좋은 내게 시선이 집중이 되었고 여우같은 친구와 원래 공부를 전교에서 상위권 정도로 잘하지만 집안을 위해 전액 장학금을 받고 대학을 들어온 모범생들과 친구가 되었고 차분하지만 진부하지 않고 늘 새롭게 도전할 것이 있는 그들과의 시간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취업률이 높다는 말한마디 때문에 선택한 수학이 계속 나오는 전공을 언어로 바꾸었다. 언어로 전공을 바꾼 후 발표의 기회나 말하기 대회가 있으면 늘 나섰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그렇게 하는게 맞는 것 같았다. 그런 경험 덕분인지 이전 회사에서 외국인들앞에서 수없이 마이크를 잡고 사람들 앞에서 말할 기회가 있어도 전혀 긴장하지 않고 매우 편안하다.


그렇게 도착한 시애틀에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운이 좋아질 때 느껴지는 것은 네트워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크게 노력해서 공부를 해본적이 없어서 그것이 어떤 것인지를 시애틀에서의 9개월이 거의 끝날 무렵 알게되었다. 그 방법을 알게된 장점도 있지만 한편으로 안되는 일을 미련하게 밀어붙이면 될 것이라는 믿음을 한때 가지고 시간 낭비를 하게된 점도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약 15년 만에 u village 스타벅스에서 아침을 보내는 중이다. 대학에 다닐때는 이 예쁜 동네에 와서 커피한잔 하는 일을 왜 쉽게 하지 않았을까? 10년동안 돌아오지 못했던 시애틀을 돌아보면서 아쉬웠던 일 중 하나는 24시간 문을 열던 u village 스타벅스에서 밤을 안새본 것이었다.


비록 학문적으로 크게 발전을 이루지 못했고 크게 재능이 있지도 않았는데 시애틀에서의 1년을 통해 정치학 공부를 계속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행운일까 아니면 잘못된 선택일까? 사실 대안은 없었던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과거 대학생때 본 미국과는 달리 낙후되었다는 느낌은 시애틀에 오랜만에 와보니 그게 아니라 도시 자체의 느낌이 다른 것 같다. 약간 두려운 느낌과 신선한 느낌이 함께 하는 다운타운, 지적인 느낌과 깨끗함과 아름다움으로 충만한 u village 도 그대로이고 젊은이들이 가득한 도시 곳곳은 그때나 지금이나 설레일 수 있는 조건이 충분하다.


이런 비슷한 느낌은 스탠포드 쇼핑센터 정도인  같다.  멀고 기차타고 가도 좋으니 빨리 캠퍼스가 활성화되서 자유롭게 다닐  있으면 좋겠다. 횡재나 엄청난 하루아침의 변화를 바라고  것도 아니고 매일 매일의 긍정이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란 것이 처음 바램이었던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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