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의미의 변화
내게 ‘가슴의 소리’는 숨죽여 듣는 소리가 아니다. ‘이거다!’라는 외침과 함께 가슴이 두근대고 뱃속이 울렁이는 본능적인 느낌이다. 거역할 수 없고 잊을 수도 없다. 나는 늘 직관을 따랐다. 창업을 할 때도, 출마를 할 때도, 사랑을 할 때도 그랬다. 가슴의 소리를 따르면 실패해도 후회가 없었다. 반면 이성의 소리를 따르면 성공해도 감동이 없었다. 칼릴 지브란이 말한 “사고의 검증을 초월한 가슴의 지식” ‐ 그것이 가슴의 소리다.
- ‘50 홍정욱 에세이’ 본문 中 -
무엇인가 많이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하는 모든 일은 분명 내가 아는 방법으로 하면 되는 것인데 문제는 이곳의 일상과 구조적 한계, 이 도시 특유의 느낌은 나를 일으키거나 감명을 주거나 희망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타인의 양심과 선량함의 정도에 내 인생의 가능성이 너무 달라지는 구조와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여러 보상 부족의 연속이 한계이다. 연속된 배신감은 의미 없는 것에 대한 애착을 버릴 수 있도록 신이 주신 강력한 신호였을 것이다. 아쉬움이 있어도 다른 길이 보이면 일단 옮겨야 한다. 내가 내 인생을 살기에 모든 시간에 내가 살아있고 그 어떠한 것도 미루고 싶거나 지루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밝음과 열림이 함께 하는 방향을 향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