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iss Pisces Feb 21. 2021

이탤리언 팬트리 1 Italian pantry

샌프란시스코의 이탈리아 식재료들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오래된 도심은 little Italy 로 불리는 north beach 지역이다. 현재도 남아있는 홍등가의 흔적이 과거부터 이어오던 곳으로 원래는 위험한 곳이라고 하는데, 요즘 샌프란시스코는 그시절과는 다른 위험으로 위험한 지역이 미션과 텐더로인으로 바뀐 것 같다. 


이탈리아마을 바로 옆은 차이나타운이 연결되어있는데, 바로 옆 지역이지만 다른 나라인 듯 분위기가 다르고, 그 둘은 서로 이웃하며 잘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타운의 중국인들이 대부분 미국화 되지 않았듯 이탈리아타운의 이탈리아인들도 이탈리안액센트가 분명하다. 그들의 조상은 오래 전 이민을 왔을텐데, 억양은 새로 건너와서일까? 아니면 가족과 커뮤니티가 민족중심이고 다른 커뮤니티와 섞일일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것일까? 

딤섬 식당에는 이탤리언들이 앉아서 식사와 대화를 즐기기도 하고 중국인이 하는 바베큐집에 이탤리언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와서 오리구이를 사서 간다. 이탈리아인들이 하는 디저트집에는 중국인들이 앉아서 커피와 케잌을 즐기고 있다. 파스타나 피자, 샌드위치집에서는 동양인들을 잘 찾아볼 수 없고 가끔 보이는 잘 꾸민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인이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 일주일을 보내고 맞이한 첫 주말에 코네티컷에 사는 친구가 나의 정착을 도와주러 날아왔고(마침 직업상 비행이 쉬운 친구) 우리는 이사 전 아침 코이트타워를 보러 가는 길에 위치한 이탈리아 타운의 한 베이커리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Victoria Pastry라는 베이커리는 맛있고 리치한 케잌과 진한 이탈리안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이탈리아 타운의 특징은 음식이 다른 지역에 대비해 매우 감칠맛이 있고 가격은 다른지역에 비해 아주 저렴하다. 대중적인 스타벅스의 카푸치노도 4달러가 넘어가는데, 이 지역의 카푸치노는 3.5달러가 주류를 이룬다. 어느날 victoria 가아닌 Mara's italian pastries에서 카푸치노를 시켰는데 도데체 어떻게 만들었길래 똑같은 커피와 우유거품인데 그렇게 맛있는 카푸치노는 잘 찾아보기 힘든 맛이었다. 


Mara's의 정말 맛있었던 카푸치노. 이집의 카놀리는 평범하고 정직한맛. 화려한 카놀리는 아래에.
victoria pastry 의 이탤리언 케익들. 묵직하고 우유크림을 잘쓴 제품이 많다. 아몬드가루에 달걀흰자와 설탕으로 만든 마지팬을 입힌 초록색 프린세스케익이 가장 인기.
프린세스케익과 아메리카노. 친구는 라떼.
최고의 카놀리로 유명한 까발리(cavalli)카페. 그자리에서 카놀리 과자에 리코타치즈를 채우고 초콜렛과 피스타치오를 굴리고 오렌지 절임을 얹고 슈거파우더를 뿌려 만들어준다.

이 지역에 올 때 마다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작은 식료품점을 보고는 동네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 가게인가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1800년대 후반에 문을 연 델리카테슨인 Molinari 라는 곳이었고, 집에서 직접 만든 다양한 종류의 햄과 파스타, 라비올리 등 모든 이탤리언 식재료로 유명한 곳이었다. 지난 주 마리나 지역에서 lucca 델리카테슨의 샌드위치를 맛보고 다른 유명한 샌드위치도 궁금하던차에 오늘 방문하게 되었다. 약 20분간 줄을 서서 입장했는데 앞쪽에 선 부인으로 보이는 여성과 같이온 아저씨가 계속 느끼하게 말을 붙여서 왜저러나 했는데 안물어봤는데 저 여자는 사업파트너다 이러는 것이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데 뭐가 그리 아름답다고 계속 말을 붙이는지 모르겠다. 샌드위치를 받아들고 재빨리 그를 따돌리고 지난번 맛있었던 카푸치노집에 가서 샌드위치 반쪽과 커피를 즐겼다. 아침부터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았는데 오히려 샌드위치와 카푸치노를 먹고나서 컨디션이 매우 좋아진듯!


이탈리아인들이 하는 유명 샌드위치집을 2주 연속으로 두군데 가보며 든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팬데믹으로 여행이 어려운 가운데 코리아타운은 없어서 아쉽지만, 저팬타운, 차이나타운, 이탈리아타운 모두가 도시내에 있어서 가끔 다른 분위기를 내볼 수 있다. 


아래 사진 중 첫 2장은 오늘 다녀온 몰리나리, 나머지는 루카스 샌드위치이다.  

영화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eat, pray and love)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영혼을 치유하기 위한 첫번째 단계로 먹을 장소로 이탈리아를 선택했는데, 감칠맛 가득한 식재료의 맛을 잘 살리고 조화를 추구하고, 멋있지만 젠체하지 않으면서 친근하게 다가온 매력으로 그 자격이 충분한 것 같다. 


몰리나리 델리카테슨의 루치아노 스페셜 샌드위치. 프로슈토 모짜렐라 절인 파프리카와 양파, 로메인이 주재료에 포카치아를 그릴에 구워준다. 
많은 식재료가 있는 매장 내부. 치즈나 빠떼, 파스타는 다른곳에도 파는 것이니 가게에서 직접 만든 샌드위치나 햄종류 쇼핑이 현명한 곳이다. 
이곳은 좀 더 쾌적한 마리나에 위치한 루카스 델리카테슨. 샌드위치도 좋지만 구운닭도 맛있어보였다. 
루카스 델리카테슨의 이탤리언 샌드위치
모타렐라와 살라미, 토마토, 로메인, 머스터드와 마요, 치즈의 기본조합.
두 집 샌드위치 모두 맛있는데 루카스 샌드위치가 더 편안한 느낌이라 또 가고 싶은 곳은 이곳


작가의 이전글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 만에 찾은 내 아지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