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뜸하던 허리가 다시 아프기 시작한다. 따지고 보면, 내 사지 삭신 중 성한 곳이 하나도 없는 셈이다. 어제는 눈을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더니 그건 슬그머니 뒷전으로 물러나고 지금은 허리를 펼 수 없을 정도로 아프다.
병원에 안 갔느냐고?
갔다. 그것도 여러 번·····.
병원에 가서 몇 번 주사 맞고 약 타다 먹어서 안 아플 것 같으면 이 세상에 아픈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우리 집이나 내 사무실에는 다른 곳과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무 오래 써서 사전 예고 없이 제 마음대로 서고 마는 컴퓨터가 여러 대 있는 게 그것이다.
사무실을 예로 들면 컴퓨터가 세 대다. 서서 사용할 수 있도록 높이를 올려놓은 것, 책상 앞에서 앉아서 사용할 수 있는 높이의 것, 양반다리를 하고 주저앉아서 사용할 수 있도록 책상과 의자의 높이를 조절해 놓은 것들이다. 한 자세로 작업하다 허리가 아프면 다른 자세로 바꾸기 위한 준비다.
집에서는 컴퓨터의 사용 시간이 짧아 서서 하는 것과 주저앉아서 하는 것 두 대만 설치했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업무로 볼 일이 있어 움직이다가 허리가 아프면은 어떻게 하냐고? 재빨리 주위를 살펴서 앉을 수 있는 의자를 찾는다. 그게 안 보이면? 다른 방법이 없다. 그 자리에 쪼그리고 주저앉아 통증이 무뎌지기를 기다려야 한다.
남이 보면 웃을 일이지만 내 처지에서는 도저히 피해 갈 수 없는 고통이다.
그런 꼬락서니로 더 살고 싶냐고?
콱 죽어버리고 싶을 때가 하루에 서너 번도 더 된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다 죽어버리면 누가 이 금수강산을 지키겠나!!
2024. 0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