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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진채 Sep 25. 2024

생사(生死)가 장난이야?

눈이 아프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내 육신은 안 아픈 곳이 없다. 깊이 생각할 것도 없이 늙으면서 생긴 고질(痼疾)인 게다. 참을만하면 가만있는데 견디기 어려우면 내색을 안 할 수 없다. 아프다는 소리를 할 때는 말하는 내가 더 짜증이 난다. 내가 이런 생각이 드는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은 맨날 그 죽을 것 같다는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겠는가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자꾸 줄어든다.    

  

눈이 아프고 이어서 허리까지 아프면 그 고통은 단순하게 곱하기 2가 아니다. 이건 멀쩡한 정신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배수(倍數)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런 때 나는 항상 “이 자리에서 당장 콱 죽어버리고 싶다.”라고 말한다. 당장 죽다니. 그러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급속하게 줄어든다.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감히 죽고 싶다는 충동에까지 이를 정도면 이건 문제가 심각하다.  

   

오늘 오전을 나는 여러 가지 가능성 사이를 오가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생각한 것은 나는 술에 취하면 이내 정신이 혼미해진다는, 그러니까 술김에 내지르는 주벽(酒癖)까지 드러나는 맨붕을 겪고 있다. 아주 곤란한 일이다.   

   

처음에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마음이 사뭇 절여 오는 느낌이다. 애초에는 그냥 해본 소리에 지나지 않았다. 이만 일에 아직은 죽을 생각까지 한다는 건·····.     


야! 이 새꺄! 생사(生死)가 장난이야? 아무리 그러기로서니 그딴 생각을, 그렇게 쉽게 하다니.

매를 벌어요. 매를·····.     



2024. 0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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