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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nogoodnw Dec 01. 2023

늙었나 보다

한 달 뒤면 30대가 꺾인다. 서른다섯이면 딱 중간이지, 했다가, 머리 잘 돌아가는 한 인간이 일의 자리 숫자는 1부터 10이 아닌 0부터 9인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그러네, 30대도 벌써 절반을 넘겨버렸구나.

언젠가부터 알게 모르게 나이 들었음을 인지한다. 말이라도 한마디 할라치면, 적당한 단어를 찾아내느라 머릿속을 긁어댄다. 노래라도 한 번 불러볼라치면, 며칠은 악을 써야 그나마 들을만한 소리가 난다. 모든 게 이전만치 못하다.

Resilience라고 하던가, 회복탄력성이 줄어든 게다. 몸도 그렇고, 마음도 그렇고. 살고 있다는 말은 늙고 있다는 말과 동치이니 받아들여야겠지만, 늙고 있는 마음이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한다. 쓸데없는 역치만 점점 높아진다. 같이 늙어가는 주제에, 역방향으로 달리고자 한다. 세상의 축을 뛰어넘으려 한다.

이것도 저것도 하나의 인생이다. 고로 하나의 늙음이다. 어쩌면 역방향으로 달리는 이 마음도, 멀리서 보면 한 방향으로 달리고 있을지 모른다. 아니, 애초에 방향 따위가 있었나? 머릿속을 긁어봐도 잘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니, 정말 늙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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