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우연한 기회로 SNS 디톡스를 시작했습니다. 어느덧 6개월에 접어든 SNS 디톡스 후기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때는 2025년 4월 [AI로 지브리 이미지 생성하기]가 여러 매체를 통해 유명해졌을 당시입니다. 샘 올트먼이 사용자들의 사용량 증가로 오픈AI의 GPU가 녹아내린다는 식의 농담을 했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고, 저도 그중 한명이였습니다. 이전에 마음에 들어했던 사진 한장을 ChatGPT에 올려 [AI로 지브리 이미지 생성하기]를 시도했고, 나온 결과물을 인스타 스토리에 업데이트하려 했습니다. 그 순간 "나 인스타 중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의 결과물을 보고 흡족하는것을 넘어 너무나 자연스럽게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고자하는 모습을보고 브레이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당 일을 계기로, 그 날 SNS를 전부 비활성화했습니다. 크게는 페이스북과 인스타 비활성화부터, 기존에 구독하는 Netflix와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하는 Youtube까지 전부 삭제하였습니다. 대체제로, 이전에 구매한 이북리더기와 팟캐스트를 선택했습니다. 결과는 여러 우여곡절끝에 6개월동안 디지털 디톡스를 하고 있습니다.
SNS 디톡스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장점이 있었습니다. SNS 디톡스는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장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수면이었습니다. 이전에는 잠들기 전 유튜브나 인스타를 보다가 잠에 들었다면, 최근에는 명상을 하며 하루를 정리하고 그날 벌어졌던 순간들을 돌아보며 잠에 듭니다. 수면의 질이 올라갔고, 잠자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또 하나는 소비하는 콘텐츠의 변화였습니다. 10~20초짜리 숏폼 영상 대신,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글을 읽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짧은 재미가 아닌, 시간이 필요한 재미를 경험하게 되었죠. 마지막으로 생각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출퇴근길에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보는 대신, 요즘 관심사인 AI에 대한 팟캐스트를 듣거나, 그 주제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SNS 디톡스를 시작하기 전, 장점만으로 가득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지 못한 단점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 느낀 건, 최근 소식에 대한 반응이 늦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와 인스타를 하면서, 중요한 뉴스나 공지는 SNS를 통해 먼저 알려집니다. 올해 4월에 다녀온 페스티벌에서는 중요 공지사항을 인스타를 통해 알렸고, 좋아하는 가수의 컴백 소식 역시 SNS로 먼저 공개되었습니다. 저는 그 소식을 다음 날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죠. 나에게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제공하는 SNS는, 내가 관심 있어 하는 소식을 가장 먼저 알려주는 소통 창구였습니다. 또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소식을 알기 어려워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요즘은 결혼 소식도 인스타로 알리는 사람들이 많고, 멀리 사는 친구의 소식을 알 수 있는 통로는 SNS가 유일한 경우가 많습니다. SNS 디톡스는 자연스럽게 저를 그러한 소식들로부터 멀어지게 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때로는 인스타를 다시 활성화해 해외에 있는 친구와 연락하고, 중요한 뉴스는 유튜브를 통해 보며, 사실상 완전한 디톡스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 대한 자제력을 키우고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제가 해온 디지털 디톡스는, 어쩌면 실패한 시도였지만, 동시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난 6개월은 완벽하게 끊는 것보다, 적절히 거리를 두는 법을 배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