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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포차 Dec 03. 2024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가? (Part 2.)

시작하며

한국에 돌아오고 숨 가쁘게 3년에 가까운 시간을 달려왔다. 바쁘게 지내다 보니 10여 년 만의 한국에 돌아온 조그마한 설렘도 없이 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느낀 짧은 소감은 "인생은 너무나 남루하여 가끔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괜찮은 순간이 있지 않다면 우리는 견딜 수 없다."이다.


어찌 보면 안정된 삶에서 조금은 도전적인 삶을 선택한 한국으로의 귀국은 '삶은 언제나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옛 격언을 떠올리게 했으며, 그 과정에서 나를 지켜주고 좋아해 준 사람들 덕분에 지난 3년을 보낼 수 있었다.


다시 오지 않을 2024년을 떠나보내고 2025년을 준비하며, 매년 다짐하는 새해 목표보다 삶의 전체 방향성에서 나의 다음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고민해보려고 한다. 


삶의 방향성 정하기

얼마 전 외국계 회사 대표님의 강연을 다녀왔다. 청년 세대와 중장년 세대의 소통과 교류를 목적으로 진행된 강연이었다. 그날 들었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이 있다.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가치관이다.” 집에 돌아와 다시 떠올려보니, 지금의 시대에 꼭 필요한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에 출시된 ChatGPT는 현재 내 곁에서 글쓰기를 교정하고, 새로운 지식을 알려주며 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종종 그 능력에 놀라움과 두려움이 동시에 느껴질 때도 있다. 그러나 ChatGPT가 할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이다. 모든 질문에 답을 척척 해주는 ChatGPT지만, 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애매한 답변을 줄 때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순위는 가치관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계산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신념과 관점이 녹아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주체는 누구인가? 바로 인간이다. 인간만이 각자의 가치관을 바탕으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인간과 AI의 가장 큰 차이는 가치관이다. 결국, 내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 역시 나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방향성 찾기

내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 글에서는 내가 사용하는 세 가지 방법을 나누고자 한다.


 1. 스스로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기

 2. 소중한 경험 되짚기

 3.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해 보기


 1. 스스로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기

가치관은 나의 관점과 신념을 뜻하며, 삶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나의 가치관을 찾으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간단하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또는 “나는 무엇을 이루고 싶은가?” 같은 질문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조금 더 작게 시작하고 싶다면, 직장인으로서 “나는 왜 일을 하는가?” 또는 “일할 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인가?”라는 질문도 좋다. 내 경우, 일을 하며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몰입해서 일하고 결과를 만들어낼 때이다. 반대로, 내가 하는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할 때 무력감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또, 그 일을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냄으로써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왜 일을 하는가?“에 대한 나의 답은 이렇다. “일은 나의 경제적 삶을 유지하는 수단이자, 현실에 존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다.” 현재 하고 있는 PM 직무는 이러한 가치관과 잘 맞는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존재하는 역할이자, 내가 좋아하는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을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점차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할 수 있다.


 2. 소중한 경험 되짚기

지나온 시간 속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떠올려보자. 그 경험 속에서 내가 느낀 감정을 돌아보는 일은 내가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알게 해준다.


도움을 드리기 위해 한 가지 질문을 드려보자면, 마지막으로 행복함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는지를 떠올려보자. 나의 경우에는 이번 년에 새로 친해진 누군가와 저녁을 먹었던 순간이었다. 이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진행하던 프로젝트에서 PM과 Copywriter로 만난 전 직장 동료와 저녁을 먹으면서 둘이 친해진 계기와 협업 당시 모습을 떠올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 시간은 바쁜 삶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같이 보내는 시간이 내 삶에 있어 중요한 부분임을 깨달았다. 또한, 현재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동료들과 숨 가쁘게 진행한 프로젝트가 최근 들어 좋은 결과로 나타났을 때 "성취감"을 경험했다. 


스스로에게 지나온 기억을 묻고 당시의 감정을 마주하는 경험은 삶의 방향성을 결정함에 있어 힌트가 되어준다. 우리가 지나온 시간 속에서 느꼈던 감정과 경험은 단순히 과거의 흔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나를 형성하는 중요한 재료가 된다. 이를테면, 행복했던 순간이나 성취감을 느낀 순간, 혹은 반대로 어려움 속에서 성장했던 경험들은 모두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그러한 순간을 떠올리고 추억하는 것만으로도 바쁜 삶 속에서 미소 지을 수 있다. 나의 행복한 기억을 어딘가에 켜켜이 쌓아두면, 그 추억들은 나의 발판이 되어 내 삶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다.


 3.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해 보기

한국에 돌아온 후 여러 가지를 새로 배우고 시도했다. 회사 근처 피트니스 센터에서 수영을 배우거나,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클라이밍을 경험한 것 등이 있다. 때로는 기대보다 즐겁지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그런 과정 속에서 나의 취향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수영은 내가 좋아하는 운동으로 자리 잡았고, LP 듣기는 새로운 취미로 자리했다.


이러한 시도들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나 자신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다. 나의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즐기는지도 스스로 찾아야 한다.


글을 마치며


삶의 방향성을 정하는 일은 누군가 대신해 줄 수 없는, '나'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의사결정이다. 지나온 경험을 되짚으며 스스로의 이해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시도하는 과정을 통해 조금씩 나아갈 길을 찾아가야 한다.


삶은 정해진 답이 없는 여정이다. 하지만 각자의 가치관과 경험이 나침반이 되어 인도해 준다. 그러기에 한 번에 찾기보다 지속적인 질문과 탐구를 통해 다듬어지는 과정으로 이해하기를 추천한다. 나의 가치관과 경험, 그리고 배우고 시도한 것들이 점차 쌓여갈 때, 그것이 곧 나만의 방향성을 형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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