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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초요 Apr 01. 2022

1. 1교시-그림책 읽기

첫 번째 도서 :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제대로 가르치고 싶은데...


쓰는 활동 자체를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재미있는 글감이라고 해도

그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어떻게 다가갈까?

재미없는 것에

재미를 불어넣기?


그림책으로 유혹해보자.

글밥이 적으면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쉽다고 생각한다.

그림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글을 쓰도록 유도하면?


유레카!

혼자 외치고 준비한 결과를 공유한다.


어떤 그림책이 좋을까?

브런치에서 기웃, 블로그에서도 기웃

여기저기 기웃기웃


'파랗고 빨갛고 투명한 나"

황성혜 작가님의 그림책


참 이쁘다.

참 곱다.

아이들이 일단 좋아할 것 같다.


"다 읽었니?"

"네, 금방 읽었어요."

"재미있니?"

"....."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있니?"

"우리가 파랗고 빨갛고 투명하고 까맣대요."

"복잡하대요."


글자를 몰라

그림만 읽다가

글자를 알게 되면  

그림과 글자

두 눈을 다 떠야하는데

그림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글자만 읽는다.

글만 감상?

그림만 감상?

글과 그림 감상

감상의 확장이 아니라

한쪽으로 치우쳐 버린다.


그림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냥 이뻐서 좋다 정도?


글자를 알게 되면서

그림 바보가 되어간다.


분명 글자를 읽을 줄 몰랐다면

아주 근사하게 읽어낼 텐데...


그림 읽기.

선 하나, 색 하나, 면 하나

무엇을 말하는지

그림에게 말 걸어보자.


너는 왜 그렇게 구불구불 곡선이야?

응 굴러가는 거야?

어디로?

왜?

무엇하러?

어디까지 갈 거야?


넌 왜 빨간색이야?

너는 왜 동그라미야?

네모면 안돼?

세모면 안돼?



똑같은 동그라미는 아니라는데?

너는 어떤 동그라미니?

나는 까맣고 삐죽삐죽한 동그라미요.

왜?

화를 잘 내거든요.

너는?

나는 부끄러움을 잘 타니까 저기 물감이 번진 것 같은 빨간 동그라미요.

나는요. 씩씩해요. 그래서 파란 동그라미


조금씩 말이 통한다.

조금씩 그림을 읽어낸다.


그림책과 삽화가 들어간 책의 가장 큰 차이는?


삽화가 들어간 책은

그림을 지워내도

이야기의 전개나 이해를 할 수 있지만

그림책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림책에서는

어느 것 하나

 “그냥” 있는 것은 없다.


글이 전하는 이야기와

그림이 전하는 이야기는

서로 같을수도 있고 다르기도 한다.


수다 떨기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내가 꿈꾸었던 파랑이는?

원했던 것은?

지금 원하는것?

먼 훗날 되고 하고 싶은 일?


내가 열정적으로 노력한 빨강이는?

잘하고 싶어 최선을 다해 왔던 것은?

그냥 저절로 자꾸 하고 싶은 것은?



시간이 날 때마다 내 마음속 세상에서 상상해 보았던 투명이는?

상상속 나라는?

상상속 내 모습은?

만약에 만약에?


나를 힘들게 혹은 아프게 했던 까망이는?

속상했던 것?

갈등을 느꼈던 것?

억울했던 것?


술술 이야기가 풀린다.

수다쟁이가 되어 간다.


얘들아,

샘은 아무것도 안 가르칠 거야.

좋지?


다만 너희 안에 있는

생각들을 능력들을

톡톡 건들거야.


샘이 똑똑 노크하면

무조건 수다쟁이가 되어야 해.

알았지?


첫 시간 재미있게 90분이 훌쩍 지나갔다.


뭔가 조짐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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