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5월 7일 인도에서 출국해서 한국 도착 후 자가격리를 할 때 쓴 글입니다.
5월 7일 인도에서 한국으로 들어와서 자가격리 생활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
인도에서 한국으로의 이동 그리고 자가격리 생활에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5월 초에 리시케시를 떠나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미리 남인도의 벵갈루루로 내려갔다. 이미 인도는 거의 전 지역에서 락다운을 시작하였고 오전에 식료품을 사러 가는 시간 외에는 방에서 보냈지만 숙소 건물 내에서는 자유롭게 보낼 수 있었기 때문에 달리 답답함을 느끼지는 않았었다. 리시케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래도 평온한 상태였으므로 인도를 떠나기 직전까지 머물기에는 좋은 곳이었지만 국내선 항공이 자주 취소가 되기도 하기 때문에 미리 벵갈루루로 내려가기로 했다.
리시케시를 떠나는 날 아침에 갠지스강으로 나가 강과 산이 만들어내는 풍경을 마음에 담았다. 인도의 코로나 상황이 나아지기를 그래서 이곳으로 다시 올 수 있게 되기를 갠지스강에 기도하였다.
벵갈루루 공항에서는 코로나 검사를 안전하게 받을 수 있었기에 공항 근처에 숙소를 잡고 삼일을 보냈다. 벵갈루루 역시 락다운이었기 때문에 식사는 숙소에서 주문을 해서 방에서 먹었고 코로나 검사를 위해 공항을 두어 번 왔다 갔다 했다.
드디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탔고 무사히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아시아나 항공을 탄 직 후부터 방호복을 입은 승무원들의 모습에 인도 코로나의 심각성을 느끼고 있었지만 막상 인천 공항에 들어서니 인도에서 온 승객들을 따로 관리하며 더욱 엄격하게 검사를 시작했다. 비행기에서 내리고 두어 시간이 흐르자 모든 검역 검사를 마칠 수 있었고, 정부에서 마련한 격리 호텔을 가기 위해 입국 게이트로 나가는데 갑자기 카메라 플래시 터지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짐이 배낭 하나뿐인 나는 모든 면에서 항상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는데, 입국 게이트 역시 제일 앞줄에 서 있었기 때문에 카메라 플래시를 정통으로 맞았다.
격리 버스에 탑승하여 김포의 호텔에 배정이 되었고, 이곳에서 역시 다른 짐이 없는 관계로 가장 빨리 방을 받을 수 있었다.
강이 보이는 호텔 방에서 삼시 세끼를 받으며 잘 생활했다. 가끔 답답하기도 했지만 머릿속의 생각을 비우고 호텔의 루틴에 맞춰 생활을 하였다. 아침 8시에 나오는 아침 식사를 하고 씻고 책상에 앉아 강을 바라보고 있다 보면 또다시 정오 점심시간이 되었고 식사를 하고 개인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 4시에 일본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는 친구와 함께 줌으로 요가 수업을 하였다. 그러면 곧 저녁 6시가 되었고 저녁 식사를 하고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곧 잠을 잘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일주일을 보냈고 두 번의 코로나 검사와 매일 오후 3시에는 체온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일주일의 자가격리를 하러 어제 인천의 원룸에 왔다.
이곳의 생활도 나쁘지는 않지만 누군가의 돌봄을 받았던 호텔 생활이 더 좋았다고 느끼고 있다. 이곳에서는 내가 밥을 먹고 싶을 때 먹으면 되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면 되지만 삼시 세끼를 먹는 고단함이 함께 하기도 한다.
오후 4시가 되어 다시 일본 친구와 줌으로 요가 수업을 진행한다. 친구는 요가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익숙해하지 않아서 진행은 내가 하기로 했고, 아엥가 요가 시퀀스로 수업을 하고 있는데 앞으로 줌 요가로 수업을 하게 된다면 지금 이 시간이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당분간 나는 자가격리가 끝나는 금요일 오전까지는 같은 루틴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것이다. 일본 친구는 친구의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아주 행복하게 지낸다고 하지만 나는 차가운 느낌의 오피스텔의 원룸에서 약간은 차가운 마음으로 지내고 있다. 역시 살고 있는 공간은 중요하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저는 이렇게 지내고 있답니다.
어제부터 비가 내리는 모습을 창 밖으로 바라보고 있어요,
모두 마음의 평화를 느끼며 지내시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