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로마톨라이트
곤드레밭 꽃 보러 가던 영월에
아파트들이 여럿 들어섰다
어떻게 생겼는지 짐작도 가지 않는 너도
한 때는 이곳의 주민이었지
검은빛 울퉁거리는 저 바위 어디쯤
문패 하나 있을지도 몰라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너희가
지구의 환경을 바꾸었다는데
거칠어진 손등에 검버섯이 필 때까지
나는 무엇을 했을까
그때나 지금이나
제 몫만큼 바지런을 떤 것은
부끄럽지 않을 일인데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내 존재를 기억해 줄까
햇빛 잘 드는 양지쪽 버들강아지
땅바닥에 손금을 그리던 그날을
얼어붙은 냇가를 따라 걷다가
바위에서 떨어져 나온
작은 돌하나 쓰다듬어 본다.
*스트로마톨라이트 :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이 쌓여 화석화된 것, 35억 년 전부터 있었던 고생물의 흔적이다. 지구에 산소가 많아지게 한 생물이다. 영월군 문곡리에는 4억 년 이상된 스트로마톨라이트 지층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