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눈
춘정이 오르는지
나풀거리며 내리는 눈
그리움으로 젖은 거리에
일상이 걸어 다니고
이제 곧 양지쪽에는
노란 민들레 고개 들겠지
올 겨울엔 눈이 참 많았어
커피 향 피어나는 창가에서
바다를 보았었지
잘 구워진 빵을 곁들인 오후
아직 마르지 않은 추억들이
처마에서 비처럼 떨어져
지금 샛강을 걸으면
소리쟁이 뭉특한 싹들이
어깨를 털 거야
얇은 눈이 오고 있어
오래된 장독에 동백 꽃잎 젖어들듯
봄이 내리고 있어.
걷기여행자. 싱거우면서 쌉사름하고, 납작 깔리다 불처럼 일어서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