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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벅수

by 물냉이

수다 벅수


커피에 우유, 그리고 코코아에 계피 가루가 날리는

설원에서 눈을 비비며 졸음을 참는다

사람들은 사립문을 열고 분주히 출입하고

나는 멀리 장승들이 서있는 동구 밖을 본다

눈을 뒤집어쓴 수호령들은 말없이 서있고

차분한 눈은 멈추질 않는다


딸기케이크에도 눈이 내리고 있었다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것들은

어딘가에 바늘 같은 서늘함을 지니고 있다

눈을 굴려 눈사람을 만들거나

달콤함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마다

꽃이 핀다

갖핀 꽃들은 상처가 적다


다이소에서 절약을 하고

커피 세 잔 간식 두 개 사만이천 원의

의자에 기대 말의 타래를 감는다

치즈가루가 젖은 눈처럼 흩날리면

가든스 바이더 베이의 초록이 그립다

아직은 눈 내리는 겨울이고

일주일만 기다리면 삼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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