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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 Jan 16. 2024

0106 O'PEN! 문을 두드려 보아요

똑똑똑! 저 들어가도 되나요?

오펜 제출에 성공했다. 단막 4개를 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3개에서 만족해야 했다.


울음 한 바가지

난 나의 4번째 단막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마지막 단막을 제시간에 완성하지 못할 것을 자각한 순간, 결국 울음이 터져버렸다.


이전에도 언급했다시피, 나의 직업은 12월과 1월이 가장 바쁜 시기이다. 12월 말까지는 어떻게 잘 버텨왔는데, 12월 말 1월 15일까지 마감해야 하는 업무를 배정받게 되었다. 시간이 조금 빠듯해 보이긴 했지만 이미 완성된 시나리오와 20장 넘게 써놓은 대본이 있었기 때문에, 조금 무리한다면 마지막 단막을 완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침 7시 반에 기상하여 새벽 2시~3시에 잠이 들면서도 대본 한 줄 고치지 못하는 생활을 5일... 10일을 이어가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나의 업무량 앞에 나의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11일, 노트북 앞에 앉아 스크린만 보며 멍 때리고 있는, 자정까지 몇 분 안 남은 상황. 나는 남편에게 “나 일 그만두면 안 돼?”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투정은 곧 화로 변했다. 그리고 나는 내 분에 못 이겨 울기 시작했다. 그렇다. 미친X이 따로 없었다.


과거 이러한 일들을 수두룩 겪어봤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너무나 버거워서, 어쩔 수 없이 무언가 포기해야 하는 상황 말이다. 고등학교 때도, 대학교 때도, 직장인이 되어서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늘 그랬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는 언제나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닌, 늘 하고 싶은 일을 포기했다. 이번에도 똑같았다. 글 쓰는 것은 즐겁지만 아직까지 나의 취미이고, 일을 즐겁지 않지만 생계가 달린 문제였다. 남편은 잘못한 것이 없었지만, 엉엉 우는 나를 보며 그저 '미안하다'라고 했다.


그렇게 노트북 앞에서 눈물과 함께 맞이한 12일. 난 손으로 눈물을 쓱쓱 닦고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바 하나를 꺼내어 먹으며 다시 일을 시작했다. 14일 새벽 4시에 잠이 들어 15일, 일을 마감하고 나의 작업 노트북을 열었다. 그리고 휘리릭, 본 듯 만 듯 대본을 습관처럼 점검하고 단막 3개를 오펜에 제출했다. 그리고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오늘, 이렇게 한가롭게 브런치의 글을 작성하고 있다.


속상하지 않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무진장 속상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똑똑똑' 저 들어가도 될까요?

2023년 오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망생이의 삶을 시작한 나. 망생이의 길을 멀고, 험하고, 좌절의 연속이지만. 다시 한번 들뜬 마음으로 오펜의 문을 두드려본다.


작가의 문아, 제발 O'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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