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는 구멍이 있다.
우리 집에는 네 명이 살았다.
그중 한 사람은 들어오지 않는 날이 더 많았다.
어쩌다 모두가 모이면 고성이 오갔다.
그럴 때마다 아이는 이불속을 찾았다.
온몸을 꽁꽁 싸맨다.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무색하게
그 속도 영 포근하지는 않았다.
머리끝까지 끌어올려보지만
날 선 폭언들이 이불을 뚫고 아이를 찌른다.
마음 여기저기에 구멍이 난다.
언제부터였을까.
그 집에 사는 사람이 세 명으로 줄었다.
남은 자들의 소리는 더욱 뾰족해 졌다.
사정없이 휘두르는 혀끝에 베여 아이는 서럽게 울곤 했다.
그 아이는 어김없이 나였다.
"그래도 가족이잖아"
이 말이 꼭 칼날 같다.
찢고 또 찢었던 그 자리를 다시 한번 스치고 지나간다.
상처가 아물 날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