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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필노트spilot Jun 30. 2024

믿고 보는 서채현, 파리올림픽 클라이밍 출전권 확보

볼더링 약점 보완해 올림픽예선시리즈(OQS) 좋은 성적 거둬

2024년 6월 23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루도비카 캠퍼스에서 열린 올림픽예선시리즈(OQS) 클라이밍 콤바인 경기에서 우리나라의 스포츠 클라이밍 에이스 서채현이 파리행 티켓을 확보하며 올림픽 무대 승선에 성공했다.



서채현, 안정적 리드 등반으로 파리행

믿고 보는 서채현이다. 결승전 주종목인 리드에서 안정적인 등반으로 총점 104.9점(볼더링 32.8점, 리드 72.1점)을 획득했다. 앞서 펼쳐진 볼더링 결승에서 다소 부족했던 점수를 잘 만회하며 이번 대회 종합 5위를 차지, 상하이와 부다페스트에서의 등수마다 주어지는 점수를 합산한 결과 종합 4위로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미국의 브루키 라부투가 볼더링과 리드 모두 골고루 점수를 획득하며 총점 159.9점으로 1위, 일본의 미호 노나카가 볼더 4개 문제를 모두 완등하는 활약으로 총점 156점으로 2위, 영국의 에린 맥니스가 137.5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서채현은 파리 올림픽 진출자에 대한 축하 세레머니 이 후 이어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결승에서 많이 지치고 힘들었는데, 100% 만족하지 못하지만 그래도 나름 좋은 모습을 보였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면에서는 만족한다.”라고 했다. 이어서 “어제 등반 도중 이두 쪽 근육통으로 인해 테이핑을 하고 등반했는데, 아픈 곳이 팔 부분이라 그런지 볼더링 결승까진 괜찮았어도 리드 결승 들어서는 확실히 영향이 있었다. 그래도 잘 참은 것 같다.”라며 어려움이 있었음을 밝혔다. 길었던 올림픽 예선의 대장정이 마무리된 것에 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마지막까지 메달 획득으로 마무리 했다면 좋았겠지만 파리행 티켓을 딴 것 많으로도 후련하고 또 동기부여도 되는 것 같다. 일단 이번 대회를 통해서 제가 부족한 점을 알아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또 채워나가고 잘하는 부분 발전시킨다면 파리에서 메달 꼭 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올림픽 메달 위해 지난 3년간 볼더링 약점 보완

서채현은 2003년생으로 2019년 본격적으로 성인 무대에 진출한 데뷔시즌부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주관하는 스포츠 클라이밍 리드종목 월드컵 세례랭킹 1위를 차지하며 혜성 처렁 등장한 선수다. ‘암벽 여제’ 김자인을 잇는 새로운 세대의 탄생이었지만 이듬해 2020 도쿄 올림픽에서는 콤바인 (당시 리드, 볼더링, 스피드 3개 종목 등수를 곱하여 채점)이라는 다소 생소한 경기 방식에 어려움을 느끼며 좌절도 맛보았다. (이후 2024 파리올림픽부터 콤바인 종목은 리드와 볼더링 두 개종목에 대한 점수 합산으로 경기 룰이 변경되었다.)


전날 준결승 직 후 기자와 나눈 대화에서 서채현은 “도쿄 때는 확실히 체력적으로 제가 많이 지치는 느낌이 났었고, 근력도 당시 많이 약하다 보니까 볼더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었는데, 지금은 사흘 연속 경기를 치르는데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걸 보면 체력도 향상되었고 또 볼더도 전에는 (단점이라 생각해) 잘 막아본다는 정도의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스스로 들 정도로 발전해서 희망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 (2021년 개최) 이후 지난 3년간 볼더링에 대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그녀는 “지구력을 같이 가져가려고 훈련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어느 한쪽은 손실이 올 수밖에 없다. 지구력에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파워트레이닝 위주로 훈련을 많이 했었고, 지금은 파워도 많이 올라와서 지구력도 병행해서 많이 하니까 둘 다 성적이 나오는 것 같다.”라고 스스로를 평가했다.



서채현의 파리 올림픽 메달 전망은?

이번 대회는 파리올림픽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으로, 1차 중국 상하이 대회 (5월 16-19일)와 2차 헝가리 부다페스트 대회 (6월 20-23일)를 통해 메달에 근접한 선수들을 가려볼 수 있는 대회이기도 했다. 두 개 대회 파이널리스트 8명 중 6명에 변화가 없었는데, 올 시즌 상위 전력 클라이머들이 누구인지 어느정도 두두러졌고 이변 없이 이번 대회 상위 7-8명이 파리에서도 메달 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본선이 불과 한 달 남짓 남았기에 클라이머들이 전력에 획기적인 변화를 주기 어렵다고 본다면 더욱 그러하다. 게다가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 3명인 얀야 가른브레트(슬로베니아), 제시카 필츠(오스트리아), 아이 모리(일본)까지 합세하기에 올림픽 결승 무대로 향하는 경쟁은 실로 어마어마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클라이밍이라는 종목 특성상 상대적 경쟁보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기에 실수에 주저하지 않는 마인드 컨트롤도 영향이 있을 터. 작년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로는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얀야 가른브레트, 아이 모리가 우세해 보이지만, 감각적으로는 올림픽과 같은 분위기에서 전초전을 치른 이번 대회 선수들이 유리할 수도 있다. 서채현의 경우 리드 종목으로 한정한다면 출전한 대회에서 손가락 세개 이상을 핀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등수가 화려하다. 볼더링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준다면 우리나라 최초의 역사를 쓸 수 있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경미한 부상 관리를 잘한다면 파리에서 밝은 미래를 예고하기에 충분하며, 기대를 한층 높이게 한 올림픽예선시리즈(OQS)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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