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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필노트spilot Sep 26. 2024

당신의 진짜 바람(wish)은 무엇인가요?

"네가 진짜 원하는 것을 찾아라!" 말은 쉽지만 우리는 늘 착각하는 이유

회피성 바람과 진심의 바람을 구별하는 법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이 말은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정작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드뭅니다. 특히 주입식 교육과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성장한 우리에게는 더욱 그렇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회피성 바람도 우리가 바라는 것이기에, 그것이 진짜 바람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착각은 우리의 선택을 흐리게 하고, 결국 마음에 불편함을 남길 수 있습니다.


심리학적 배경: 회피와 접근의 갈등

심리학에서는 '접근-회피 갈등(approach-avoidance conflict)'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는 어떤 대상이나 목표에 대해 동시에 접근하고 싶어하는 욕구와 회피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공존할 때 발생하는 내적 갈등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는 상황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갈등은 우리의 전두엽(prefrontal cortex)에서 복잡한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처리됩니다. 전두엽은 목표 지향적 행동과 충동 조절, 미래 계획 등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우리의 진짜 바람과 회피성 바람을 구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나 불안이 높아지면 편도체(amygdala)와 같은 감정 처리 영역이 활성화되어 회피성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두려움이나 불안에 기반한 회피성 바람을 진짜 바람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A씨의 이야기: 애증의 감정 뒤에 숨은 진짜 바람

A씨는 한국에서의 바쁜 일상에 지쳐 있었습니다. 아침 6시에 일어나 허겁지겁 출근하고,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잠들기 바쁜 삶이 계속되었죠. 이러한 삶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는 그로 하여금 '도피적 동기(escape motivation)'를 갖게 만들었습니다. 이는 스트레스를 피하기 위해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욕구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는 우연한 기회로 독일로 떠나게 되었고, 그곳에서 삶의 여유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한국에 대한 비판과 애증의 감정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심리학적으로 이는 인지 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선택과 진짜 바람 사이에 불일치가 발생했을 때 느끼는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대상(한국 사회)을 비판하게 되는 것이죠.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문득 깨달았습니다. 자신의 진짜 바람은 한국에서 주변 사람들과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는 것을요. 독일로 떠난 것은 그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자 선택한 2차적인 회피성 바람이었던 것입니다.


이 깨달음은 그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의 '자기 일치성(self-congruence)' 이론에 따르면, 자신의 진짜 감정과 행동이 일치할 때 우리는 심리적 안녕감을 느낍니다. A씨는 이 깨달음을 통해 자기 일치성을 회복하고, 마음 속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B씨의 이야기: 회피성 바람을 넘어 진짜 바람으로

B씨는 오스트리아에서 성장했지만, 어릴 때부터 한국에서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군 복무가 필수였기에 망설임 없이 입대를 계획했죠. 그러나 가정 형편이 어려워 일을 하다 보니 대학 입학이 늦어졌고, 만 27세가 되어 더 이상 군 복무를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조금만 더 군대를 미루고 대학을 졸업한 후에 입대하고 싶다.”는 생각이었죠. 이는 그의 진짜 바람(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준비)을 위해 필요한 것이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그는 오스트리아에 남는 방법까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B씨는 회피성 동기와 진짜 바람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었습니다. 심리학의 '동기 부여 이론(motivation theory)'에 따르면, 인간의 행동은 내적 욕구와 외적 요인의 상호 작용에 의해 결정됩니다. B씨는 군 복무에 대한 부담감과 대학 졸업에 대한 압박감 사이에서 회피성 바람을 진짜 바람으로 착각할 뻔한 것이죠.


그러던 중 그는 깨달았습니다. 오스트리아에 남고 싶다는 회피성 바람은 군 복무를 피하기 위한 것이었고, 그의 진짜 바람은 여전히 한국에서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그는 군 입대를 결심했고, 비록 아나운서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마음에 남은 불편함 없이 새로운 기회들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뇌과학적 관점: 의사결정과 감정의 역할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에는 전두엽과 변연계(limbic system)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두엽은 이성적 판단과 계획을 담당하고, 변연계는 감정을 처리합니다. 스트레스나 두려움이 높아지면 변연계의 활동이 증가하여 회피성 행동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뇌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는 그의 연구에서 감정이 의사결정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밝혔습니다. 그의 '소마틱 마커 가설(somatic marker hypothesis)'에 따르면, 우리는 과거의 경험과 연관된 감정적 신호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 감정적 신호가 두려움이나 회피에 기반할 경우, 우리의 판단을 왜곡시킬 수 있습니다.


회피성 바람과 진심의 바람을 구별하는 방법  

    자신에게 솔직해지기: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물어보세요. 심리학자 카를 융(Carl Jung)은 "당신의 무의식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것이 당신의 삶을 이끌고 당신은 그것을 운명이라고 부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무의식적인 회피성 바람을 인식하는 것이 첫 걸음입니다.  
    감정의 근원을 찾기: 현재의 바람이 두려움이나 회피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세요. 정신분석학에서는 방어 기제로서의 회피를 중요하게 다룹니다. 두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다른 욕구를 내세우는 것이죠.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지금의 선택이 미래의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깊이 고민해보세요.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에서는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는 것이 행복에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실제 적용 방법: 마음의 나침반 설정하기  

    명상과 자기 성찰: 명상을 통해 마음을 차분히 하고, 자신의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세요. 연구에 따르면 명상은 자기 인식과 감정 조절에 도움을 줍니다.  
    목표 설정과 계획 수립: SMART 원칙(Specific, Measurable, Achievable, Relevant, Time-bound)에 따라 목표를 구체적으로 설정하세요.  
    전문가의 도움 받기: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심리 상담이나 코칭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우리의 삶은 선택의 연속이며, 그 선택은 우리의 바람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러나 그 바람이 진짜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피하기 위한 회피성 바람인지 구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회피성 바람도 우리가 바라는 것이기에, 진짜 바람으로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이 착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마음을 정확히 이해하고, 진심 어린 바람을 따라가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뇌과학과 심리학은 우리의 의사결정 과정이 얼마나 복잡하고 감정에 영향을 받는지 보여줍니다. 하지만 자기 이해와 성찰을 통해 우리는 진짜 바람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당신의 진짜 바람은 무엇인가요? 지금 그 바람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뎌 보세요. 그 길의 끝에서 당신은 마음에 남은 불편함 없이 후회 없는 삶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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