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꼼지 나숙자 Dec 18. 2024

귀촌일기

텃밭농사

농사는 하늘이 짓는다고들 한다. 적절한 비를 내려주시고 또 적절한 햇빛을 내리쬐어 주어야 뭐든 풍작이 된다는 말이다. 올여름 우리 집 복숭아가 풍작이었다. 7년 전 귀촌하고 처음 있는 일이라 건강한 복숭아를 따는 날, 진짜로 횡재한 기분이 들었다.


더위가 한 풀 꺾이고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요즘에는 김장용 무 배추며 쪽파를 심어야 하고, 마늘, 양파 심을 자리 정해서 미리 거름을 뿌려둬야 한다. 해서 땅에 물이 필요할 때다.

그런데 비가 없다. 몇 포기 심어둔 배추가 쨍한 햇볕에 고개를 숙이고 있다. 내 손으로 물을 뿌려보지만 하늘의 비를 기다리는 눈치다.


 농사라고 해봐야 고작 우리 둘 먹거리인데도 때 되면 삽으로 땅을 파고, 퇴비 퍼 날라서 뿌리고, 또 씨앗 뿌리고, 물 주고, 풀 뽑아주고, 비를 기다리고,...

하여간에 텃밭에서 이리저리 분주하게 움직여야 자급자족하는 시골 흉내라도 낼 수 있다.


 한가한 것보다는 꼼지락대는 것을 좋아한 나로서는 이런 시골생활이 그리 싫지는 않다. 다행이지 싶다.

오늘도 날씨부터 확인한다. 소나기조차 없다.  우리 둘 고단하게 생겼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