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학교 교실을 참관하던 어느 날, ENL (영어학습자 담당) 선생님이 반 아이들 앞에서 모델을 보여줄 한 학생이 필요하다고 했다. 파키스탄에서 온 자말은 말이 끝나기도 전 손을 교실 천장을 뚫고 나갈 듯 힘차게 올렸다. 선생님은 역시나 자말을 선택했고, 자말에게 다음과 같이 지시했다.
"Please stand tall."
자말은 발뒤꿈치를 치켜들며 발레리나 걸음으로 섰다. 선생님은 그런 자말을 보면서 발뒤꿈치까지 치켜들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자말은 학교에서 영어학습자 중에서도 영어를 잘하는 측에 속한다. 하지만 tall이란 단어의미를 '(키가) 큰'이라는 단순한 의미로 해석하는 실수를 했다. 하나의 단어에는 의미가 하나뿐이라는 일대일대응식 관념에 익숙한 한국사람들이 영어를 배우며 흔히 저지르는 실수이기도 하다.
영어단어를 배울 때는 이 단어가 어떤 또 다른 의미를 갖는지 미리부터 생각해 보고 찾아보는 태도를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tall은 보통 '키가 큰'이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키'를 나타내는 단위다.
five feet tall (키 5피트), 160 cm tall (키 160센티미터)
tall은 또한, 양이나 범위에 있어 엄청나게 큰 것을 의미하기도 하며 (a tall order to fill: 수행하기에 매우 어려운 업무) 여기서 더 나아가 매우 과장된 것 (a tall story: 믿기지 않는 이야기)을 나타내기도 한다.
stand tall이라는 표현은 바로 여기에서 파생된 의미라고 볼 수 있다.
To stand tall: 어려움에 맞서 자신감 있고 굴하지 않는 원기를 보여주는 자세와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머리는 높이 쳐들고, 등은 똑바로 세우며 어깨는 뒤로 저치는 행위가 stand tall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시기를 지내는 사람에게 긍정적이고 강한 신념을 지니라고 격려할 때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매우 필요한 말인 듯싶다.
Let's stand t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