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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리원 May 15. 2024

사실, 아이를 갖고 싶지 않았다.

무자녀를 꿈꿨던 삼남매워킹맘

세상에 태어나 순리대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초,중,고를 졸업하면 대학에 진학하고, 공부를 마치면 대학원이나 취업으로 20대를 보내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며 부모가 되는 것. 그렇게 세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에겐 익숙한, 자연스런 삶의 패턴이 되었다. 은연중에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에겐 뭔가 부족함이 있을 것이란 편견과 함께 말이다.   


'내 인생은 내 것인데 다른 사람들과 꼭 똑같이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하는 반항심도 들었지만, 결국 나 또한 남들과 같은 길을 가게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 생활을 시작하면서 만난 지금의 남편.

그간 제대로 된 연애를 해 본 적이 없었던 나는 남편과의 연애가 마냥 즐거웠다. 결혼은 내 인생의 족쇄같아 망설어졌고 평생 연애만 하고 싶었지만 주변의 직장 동료, 친구들이 하나 둘 결혼하는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를 조바심이 생겼다. 2년의 연애를 마치고 나는 순리대로(?) 결혼을 했다. 


결혼을 하니 이젠 아이를 가져야 할 차례가 되었다.

고백하건데, 사실 아이는 갖고 싶지 않았다.

출산의 고통도 두려울 뿐더러 잘 키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엄마'라는 역할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던 나는 누군가의 인생을 책임져야 할 부모가 된다는 것이 크나큰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는 아이를 예뻐하지 않았다. 존재만으로도 귀하고 예쁘다는 아이들이 내겐 부모를 수고롭게 하는 짐 덩어리로만 보였다. 도대체 어디가 예쁜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겁이 났는지도 모른다. 작고 소중한 존재를 과연 내가 감당할 수 있을 지가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인생은 참 아이러니하다.

무자녀를 꿈꾸며 남편에게 '우리 둘만 살면 안 될까?' 했던 내가 삼남매의 엄마라니......


남성 중심의 보수적인 조직에서 멋지고 당찬 커리어우먼이 된 나의 미래 모습만 상상했지, 삼남매 워킹맘은 결단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셋을 키우는 워킹맘이라니........ 이것이 내 삶의 순리였었나????


어쩌다 삼남매 워킹맘이 되었지만 그것은 이미 나의 현실이었기에 감당을 잘 하는 지혜가 필요했다. 울고 웃으며 지나온 십 여년의 세월. 아이가 성장한 만큼 나도 많이 변했다. 아직 서로가 성숙해지는 과정이지만 더욱 빛날 미래를 꿈꾸며 '자녀'라는 거룩한 부담감에 대한 책임은 다할 것이다.


삼남매 워킹맘으로 산다는 것은 고단하지만 그만큼 깨닫고 배우는 것도 많다. 직장과 가정에서 좀 더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는 나와 같은 길을 걷고 있을 후배 워킹맘들에게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지치고 힘든 워킹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자존감이 낮아진 워킹맘들에게 용기와 동기부여를, 무기력하고 불안한 워킹맘들에게 희망을 선사하는 글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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