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하지만 그렇다고 또 이해하고 싶진 않아.
오늘이 그런 날. 지독한 어떤 날.
월요일 새벽 소란한 속사정을 품은 몸뚱아리는 잠들지 못하고, 출근시간은 정해져 있지.
결국 살짝 졸았던 두 시간 반정도가 전부인 수면 상태로 일주일을 시작했다.
9시부터 중요한 회의가 있어서, 초과 근무라곤 하지 않는 내가 20분이나 일찍 출근함과 동시에
옆 부서에서 시작부터 듣기 불편한 언사가 오갔고, 의도치 않게 불편한 기분과 얼굴을 갖고 회의에 참석했다.
이미 어긋나 있었던 톱니바퀴들의 회의 또한 시작부터 싸늘하고 불쾌했고, 결국엔 70년대생들의 흐린눈 유발하는 투닥거림까지 이어졌다. 대표의 '그만들 해!'라는 담임 선생님같은 한마디로 바싹 말라버린 톱니바퀴들은 눈을 흘기며 자리로 돌아갔고, 나는 빈 속에도 체기를 느꼈다.
지난 주부터 이미 예상하고 있던 똥무더기 같은 일들이 식사 시간 없이 쏟아져 내렸고, 최대한 감정 없이 업무를 버텨내고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퇴근했다. 나는 이 회사의 일원으로서, 오늘은 할만큼 했으므로.
결국 내일은 오고 악몽같던 오늘과 큰 변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이 유치하고 지저분한 감정을 털어내지 못한 채로 잠들긴 싫어.
그래서 간단히 글을 적기 시작한다.
요즘 특히나 많은 이들이 각박하고 재미 없는 날들을 이어가는데, 회사 일이 도대체 뭐라고 이렇게까지 서로 불편해야하는 걸까. 직급과 성과급의 눈치 싸움이 7할인 하루가 결국 의미는 있는걸까.
오늘 서로서로를 뒤에서 욕하고 씹어대던 그들의, 일터를 벗어난 얼굴은 어떤 모습일까. 무엇을 즐겨할까?
나는 현재로선 이 업무들이, 오후 6시 이후의 시간들을 잡아먹게 둘만큼 중요하진 않다.
안무 영상을 보며 복습하고 새로운 곡들을 찾아 듣고 든든하게 밥도 지어 먹고 가벼운 스트레칭 후 뜨거운 샤워도 즐기고 레몬을 썰어 간단히 칵테일도 만들어 마시며 글을 쓸거야, 그리고 일찍 자야지 - 하고 퇴근 길에 나를 돌봐 줄 다짐을 했고, 이젠 마지막 휴식코스를 마무리하고 있다.
마음들이 좀 편해질 순 없는걸까. 서로 아주 조금씩이라도 봐주고 웃어넘길 수는 없는걸까.
답답하다. 그래도 더 이상은 이해하려 들고 싶지는 않네! 저들은 치열히 일하는걸 즐기는 걸수도 있으니까.
후루루룩 글을 써서 기분이 좀 가벼워졌다.
드라이 청하에 각얼음 두 개, 그리고 레몬슬라이스 세 개의 활약일지도 모른다.
모두들 내일도 살아나가겠지
나도 내일 또 살겠지
흠- 이제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