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5주차
최근 모루인형 만들기라는 취미를 알게 됐다. 방구석에서 시간 엄청 소비하겠다는 느낌이 와서 마음이 걸렸다. 나는 혼자 골몰하는 취미들(수련/공부/연습/공예 종류)에 끌리는 관성이 있는데, 그런 면을 스스로 그리 좋아하진 않아 너무 빠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야근이 많은데 모루인형 만들기는 퇴근 후 야밤에 혼자 할 수 있고 기분이 환기될 거 같아 시작했다. 만드는 법은 지난 주말에 친구가 알려줬고 이후 이것저것 재료를 사다가 만들었다. 그렇게 이번 주는 퇴근 후 거의 모루인형만 빚고 있었다. 하룻밤 새 대여섯개를 만든 날도 있다. 만든 건 일부는 내가 가지고 나눠주었다. 심지어 입원한 친구한테 택배로도 보냈다.
제작하는 즐거움도 물론 컸다. 시간 비 결과물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 보람이 있었다. 연말연시라 친구는 물론 다양한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들에게 선물했다. 거의 눈 마주치는 사람 모두에게 선물하는 기분이었다. 내가 서툴게 만든 인형들을 받고 친구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보람되고 행복했다.
남은 재료들 까지만 만들고 이젠 그만둘 예정이다. 과몰입 할 느낌이 와서 스스로 장치를 해둔 점 (재료비 얼마 까지만 쓰겠다 → 이 재료 소진하면 그만하겠다) 이 매우 긍정적이었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이런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해 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