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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소 Feb 16. 2024

내가 크루즈를 좋아하는 이유 -첫 번째

첫 번째: 저렴한 가격에 모든 걸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우리 부부는 2024년 1월 5일부터 1월 16일까지 11박 12일에 걸쳐 동남아시아(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를 방문하는 크루즈 여행을 했다.

크루즈 노르웨지안 쥬얼

이번 크루즈는 세 번째 크루즈 여행이다.

우리는 해마다 두 번 정도 두 달가량 해외에서 여행을 하지만 크루즈에서 경험하는 여행의 맛은 또 다르다.

2013년과 2018년 크루즈 여행을 끝으로 6년 만에 다시 하는 크루즈 여행인데 나는 그동안에도 항상 남편에게 크루즈 여행을 하자고 졸랐다.


여행의 목적은 사람마다 다르고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행복과 만족 또한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또한 크루즈 여행을 통해 얻는 만족과 행복은 낯선 도시를 방문하며 새로운 체험을 하는 일반적인 여행에서 얻는 만족과 행복과는 꽤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의 여행에 있어 크루즈 여행은 여행의 일부가 아니며 특별하고 중요한 또 하나의 내 생활의 일부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도 크루즈 여행이 소개되고 있는 걸 많이 봤다.

과연 크루즈 여행은 할 만한 것일까 하는 마음으로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다녀온 사람들의 솔직한 마음은 제각기 다르지만 비싼 제 값을 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속마음이 많았다. 아울러 다시 크루즈를 이용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그들은 한 번으로 족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많은 사람들이 크루즈 여행에서 커다란 만족을 못 느꼈던 이유는 크루즈의 모든 시스템과 각종 시설(유흥 시설과 바, 카페, 레스토랑 등)들이 서양인들이 누리는 생활양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으며 정작 여행자들이 크루즈의 생활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몸과 마음가짐의 부족에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

햇빛이 좋은 날이면 너도나도 옥상으로 올라와 수영장 주변 선베드에 누워 하루종일 해를 받고 있는 서양인들, 레스토랑과 뷔페, 그리고 Bar, cafe 등에서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며 낯선 사람끼리도 금세 자연스레 어울리는 그들의 대화와 놀이(스탠드 문화와 사교댄스 등) 문화들을 마주할 때면 한국 사람이 자연스럽게 그들과 합석해 즐겁게 누리기는 조금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그들과 대화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는 영어가 가능하더라도 서양인들이 누리는 크루즈 여행의 방법과 내용을 한국인들이 하기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싼 비용을 주고 제대로 크루즈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에서 사람들은 지루해하기도, 답답해하기도 한다.(주로 방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는 여행객들도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크루즈가 서양인 위주로 조성된 여행 문화라 하더라도 '내가 만족하면 되지...'라는 마음이 든다면 무슨 할 말이 있겠냐 마는...

그림 경매 장면과 크루즈 옥상

여행을 많이 다니고 크루즈 여행을 몇 차례 했던 우리 부부도 크루즈를 완벽하게 즐기기엔 아직도 여전히 서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크루즈 여행을 선호한다.

그 첫 번째 이유는 가격적인 면에서 이다(우리 부부의 경우 한국의 여행 대행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예약을 한다).

일반적인 자유여행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최고의 만족과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여행이 크루즈 여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크루즈의 출발지와 도착지가 어디냐에 따라 경비의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거주하는 한국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에서 크루즈 여행의 출발지가 될 경우 그리고 출발지와 도착지가 다를 경우 그에 따른 비행기 값이 많이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발지와 도착지의 도시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갖고 있는 도시라면 승선 전 약 며칠을 할애해 그 도시와 주변을 여행할 수 있어 크루즈 여행의 좋은 기회라고도 할 수 있다.

일부러 비용을 들여 가는 방문하는 도시가 아닌 크루즈를 타기 위해 도착해야 하는 도시에 며칠 일찍 도착해 관광을 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윈윈(win-win)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 부부는 6년 전 아부다비가 크루즈의 출발지였을 때 약 나흘 정도 일찍 도착해 아부다비와 그 주변의 도시를 관광했으니 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다.

이번 크루즈의 출발지는 다행히 오래전 우리 부부가 여행했던 동남아 국가 싱가포르(Singapor)로 이번에도 하루 일찍 도착해 싱가포르 관광을 했고 그 다음날 승선을 했기 때문에 비행시간과 비행기 값은 많이 들지 않았다.


두 번째 이유는 크루즈에 있는 도시 하나가 있는 듯한 거대함과 편리함 때문이다.

우리들이 생활하면서 필요한 모든 것과 장소들이 배 안에 있어 쉽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일단 비용을 지불한  후에는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단 크루즈 옵션 선택에 따라 비용이 다를 수는 있다.)

병원과 약국, 마사지숍, 사우나, 면세점, 다양한 놀이 시설과 운동 시설, 사교 장소, 도서관, 카페와 bar, 다양한 나라의 음식을 제공하는 레스토랑과 뷔페 그리고 24시간 운영하는 grill and bar. 극장, 공연장 등이 모두 한 곳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단, 크루즈 옵션이 다양해 선택이 필요한데 우리 부부는 크루즈 여행을 할 때 보통 '무제한 음료 패키지(Unlimited Open Bar)'를 구입하는데 크루즈에서 제공되는 모든 음료(15달러 이하)를 무료로 다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식사를 하거나 카페나 bar를 이용할 때 다양한 음료와 주류를 마음껏 어느 때나 마실 수 있다.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아침마다 스트레칭과 요가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언제든지 모든 기구를 이용하여 운동을 할 수 있으며 사우나 및 샤워 시설도 모두 완비되어 있어 기분 좋고 개운하게 운동을 끝낼 수 있다.

또한 크루즈 최상층에는 조깅 트랙과 골프 연습장과 탁구 시설, 카드 게임 장소 등 다양한 취미와 놀이를 할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한다.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는 조용하고 아늑한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서적이 꽂혀있고 책을 대여해 주기도 한다. 또한 그림을 배우는 시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어 원하는 사람은 신청을 해 수업을 받을 수도 있다.

매일 밤마다 공연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쇼는 하루의 기분을 더 환상적으로 만들어 준다. 물론 공연장이 아니더라도 여러 개의 Bar들이나 cafe 등에서는 매 시간 항상 공연을 하고 있어 칵테일을 마시며 사람들과 자유롭게 어울려 이야기도 하고 함께 노래를 부르며 댄스도 (우리 부부는 댄스까지 함께 추진 못했다.) 추는 등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른 아침엔 수영장이 개방되어 밤늦게까지 수영을 할 수 있고 수영장 주변의 Hot Tub에서는 항상 따뜻한 물이 가득 채워져 있어 언제든지 몸의 피로를 풀 수도 있다. 주로 서양인들은 Hot Tub에서 몸을 담그고 얘기를 하거나 선베드에 누워 해를 즐긴다.

우리 부부는 이른 아침과 늦은 밤을 이용하여 수영을 하루에 두 번씩 했는데 그때마다 수영장에 있는 사람들과 자주 이야기 할 수 있어 사교의 장소가 되기도 했다.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한 곳에 모인 크루즈에서는 매일 식사 때나 카페에서 그리고 운동을 할 때 많은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좋은 만남의 장소가 된다.

수영장 풍경

또한 몇 차례의 기항지에 도착할 때면 새로운 나라와 도시에 내려 그 도시의 문화와 음식을 경험하며 오후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고 혹여 크루즈에 머물고 싶으면 크루즈에서 지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동남아 여행을 과거 몇 차례 한 탓에 방문지가 겹쳐 세 차례만 새로운 도시와 섬으로 나가 즐겼다.

코사무이 해변

처음 지불한 돈으로 11박 12일 여행을 하는 동안 다양한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뷔페와 고급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 그리고 바(bar)에서 훌륭한 음식과 친절한 서비스를 받는 건 물론 다양한 나라의 많은 사람들을 쉽게 만나 얘기하고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는 건 크루즈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매력이다.

참고로 우리 부부의 이번 여행의 총경비는 항공료를 포함해서 500만 원이 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들로 나는 크루즈를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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